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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로김쌤 Dec 19. 2021

가난은

시 나부랭이 # 11

가난은 슬픈 가슴 떨림이다.

아이의 기쁨도 아내의 기대도 채워주지 못해 속으로만 눈물 흘리는 어느 한 가장의 슬픈 몸부림이다.

사랑도 우정도 가난 앞에선 한없이 작아지고

가족도 친지보 가난 앞에선 한없이 비참해진다.

사람은 죄가 아니고 가난이 죄일 뿐이라는 허울 좋은 말들은 그저 여유로운 사람들의 헛헛한 위로일 뿐 실제로 가난은 사람마저 죄인으로 만들어버린다.

피폐해지고 두려움에 떨게 하는 가난이라는 존재는 언젠가는 벗어날 수 있으리라는 헛된 망상만 만들어낼 뿐.


가난은 시리고 아픈 상처다.

돈을 으면 잡을 수 없다는 말도 가난 앞에서는 아무런 소용없는 배부른 진실일 뿐.

하루하루가 힘겨운 이들에게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아프디 아픈 시린 현실들이다.

매일이 살아있는 지옥을 만드는 가난이라는 존재는 발버둥 발버둥 쳐도 헤어 나오지 못하는 늪지대일 뿐.


가난은 소리 없는 독방이다.

먹는 것, 자는 것, 움직이는 모든 것에 들어가는 돈이라는 존재는 스스로를 스스로에게 가둬둘 뿐.

누군가와의 만남조차 부담으로 만들어 버리는 가난이라는 존재는 아무도 아무것도 할 수 없게 하는 독방과도 같은 존재일 뿐.

오늘도 어제처럼, 내일도 모레처럼 외로움과 쓸쓸함에 지치게 하면서도 헤어 나오지 못하게 보이지 않게 옭아매고 있을 뿐.


변하지 않음을, 이길 수 없음을 알면서도

그래도 가난과 싸우는 우리는 그저

사람처럼 살고 싶기 때문일 뿐.

이런 반항도 없다면 가난은

보이지 않게 스스로를 좀먹는 그저 뿌연 담배연기 같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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