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물처럼 이리저리 흐르는 시대, 혼자 일하는 게 편한 시대
20년 전에 기자로 일할 때, 사무실 출입문 옆에 일정표와 외근 갈 때 행선지를 적는 화이트보드가 있었습니다.
취재가 많은 날은 하루에 서너 군데 행선지를 적고 사무실을 나섰습니다.
동료의 행선지를 보고 같은 방향이면 함께 가거나 단순하게 자료만 받아오는 일은 대신해주기도 했습니다.
외부 일정이 끝나고 퇴근 시간이 훨씬 지난 후에 사무실로 들어가면,
일과 중에 마무리하지 못한 일을 하려고 사무실로 들어온 기자들이 있었습니다.
함께 야식을 먹고 외고를 보고 기사를 정리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직장에서 하는 일은 점차 개별적인 업무로 바뀌고 있다. 과거에 여럿이 모여서 하던 일을 이제는 할당받은 업무를 혼자서 마감기한 전에 끝내기만 하면 된다. 일을 하는 장소를 사무실로 제한하지 않는 회사도 늘어나고 있다.
요즘은 인트라넷이나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개인 일정을 적어놓고 외근을 한다. 동료가 어디서 무슨 취재를 하는지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 같은 지역으로 이동해도 혼자 가는 게 편하다. 담당자가 자리에 없어도 되는 일은 제시간에 할 일을 완료하면 출퇴근 시간과 일하는 공간에 대해서 간섭하지 않는다.
조직의 시스템이 혼자서 일하는 형태로 바뀌면서 함께 일하는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기업에서 독립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혼자 일하는 환경이 갖춰지면서 근무 시간에 반드시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도 바뀌었다. 이런 근무 환경이 스마트워크다.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을 이용해서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갖추었다.
외근이나 출장 때도 사무실과 똑같이 업무를 볼 수 있다. 스마트워크는 자기 시간을 가지면서 일도 소홀히 하지 않을 수 있게 해 준다.
산업 혁명 이후에 한 지역에 공장을 지으면 그 공장 주변에 사람이 모였다. 공장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마을과 도로, 상가가 생겼다. 이런 사회를 고체 사회라고 한다. 지금은 스마트워크 환경이 갖춰지면서 사람들은 일하기 위해서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이제 고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모든 것이 액체처럼 이리저리 흐르는 액체 사회(Fluid society)가 됐다. 액체사회에서 고정된 것은 없다. 모든 것이 계속 이동하고 동시에 변한다.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된 배경에는 네트워크가 있다. 기업에서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구축된 스마트워크 환경을 이용해서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게 제도를 바꾸고 있다. 이런 제도를 활용하면 ‘저녁이 있는 삶’ ,‘일과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다.
참고문헌
정경수 지음, 《혼자의 기술》, (큰그림, 2018), 32~3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