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경기 휴식 시간처럼, 짧게 여러 번 규칙적으로 휴식 시간을 갖는다
학교,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여유를 갖는 시간을 주말로 미룬다. 주말에는 아무 일도 안 하고 편하게 쉬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주말에도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일주일 동안 여유를 갖지 못하고 계속 공부와 일에 끌려 다닌다.
요일에 상관없이 쉬고 싶을 때는 한두 시간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길게는 한나절, 짧게는 한두 시간 당당하게 여유를 즐겨도 걱정했던 것처럼 늦어지지 않는다.
여유를 즐기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여유를 즐기는 연습은 집에서 해야 한다. 집 안에서 빈둥거리는 연습을 해본다.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느리게 살려고 하면 여기저기서 빨리 해야 할 일들이 끊이지 않고 튀어나오기 때문에 평소에 여유를 즐기는 연습을 해둬야 한다. 여유를 즐기려면 어떤 일이든지 도중에 그만둘 수 있어야 한다. 집에서 여유를 즐기는 연습을 했다면 밖에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연습을 한다.
진정한 자유를 꿈꾼 데이비드 소로는 이렇게 말했다.
“산책을 하러 집을 나서지만 어디로 발걸음을 옮겨야 할지 정해져 있지 않다. 그저 마음 가는 대로 따라간다.”
데이비드 소로는 정처 없이 거니는 것을 좋아했다. 사람들이 말하는 걷기와 그가 말하는 걷기는 전혀 다르다. 소로는 두세 시간 정도 걷다 보면 전혀 예기치 않은 낯선 땅에 이르는데 이런 식의 걷기를 ‘소요’라고 명명했다. 소로는 자진해서 가난한 삶을 택했고 그날 벌어서 그날 먹는 생활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베로니크 비엔느 지음, 이혜경 옮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나무생각, 2006), 15~16쪽
‘여유 있게 산다’는 말에서 여유는 경제적인 여유를 뜻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여유를 얻기 위해서 거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바쁨’을 선택한다. 바쁨을 선택한 사람들은 일을 할 때도 정신없이 바쁘고 바쁜 일이 끝난 후에도 일과 상관없이 계속 바쁘다.
분주하게 일하면서도 바쁘지 않을 수는 없을까? 바쁘게 보이지 않으려고 하던 일을 멈추거나 일을 하는 속도를 늦추라는 의미는 아니다. 여유 없이 매일 바쁜 일상을 살고 있다면 지금 필요 없는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걷기처럼 반복적이고 단순한 활동을 찾아서 한 시간 정도 실천해보자. 일하면서 뭉쳤던 어깨 근육도 풀어지고 긴장 상태로 있던 정신도 맑아진다.
너무 바쁘면 몸과 마음이 긴장한다. 긴장을 푸는 방법은 여유를 갖는 것이다. 아무 일도 안 하고 그저 쉰다고 여유가 생기지는 않는다. 휴식을 통해서 여유를 찾으려면 머릿속에서 들리는 모든 소음을 꺼야 한다. 소음을 끄는 방법은 ‘생각 멈추기’다. 생각 멈추기는 집착을 멈추게 하는 행동기술이다. 스포츠 경기의 휴식 시간처럼, 짧은 휴식을 규칙적으로 여러 번 가져야 한다. 짧은 휴식을 취하면 맑은 정신으로 집중해서 일할 수 있다.
일이든 공부든 좋은 결과에만 집착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럴 때 생각 멈추기는 집착하는 생각을 멈추게 해 준다. 방법은 간단하다. 결과에 집착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만’이라고 큰 소리로 외치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러면 집착도 멈춘다.
‘그만’이라고 말하고 잠시 쉰다. 쉬는 동안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저 멍한 채로 있는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스트레스가 진정되고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출처
정경수 지음, 《휴식, 노는 게 아니라 쉬는 것이다》, (큰그림, 2017), 121~123쪽
참고문헌
베로니크 비엔느 지음, 이혜경 옮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나무생각, 2006), 15~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