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으니까 옆으로 좀 가, 너희 베개 가운데에 머리를 딱 대는 거야. 응?”
이부자리가 아무리 넓어도 내가 차지하는 건 정확히 내 몸의 면적만큼이다. 자주 어린이들의 팔이 겹쳐지므로 그마저도 확보하기 쉽지 않다. 항상 베개의 오른쪽 3분의 1은 지오 베개와, 왼쪽 3분의 1은 지안이 베개와 겹쳐져 있는데, 어린이들은 이 겹친 베개 면에 머리를 올리고 고개는 내 쪽으로 돌린 채 잠을 청한다. 어떻게 봐도 불편해 보인다. 내가 불시에 휙 쳐다보면 최대한 자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듯이 눈을 감고 있다. 어떻게 봐도 어색하다.
머리를 들어 옮기려고 하면 땅에 박힌 것처럼 움직이지 않고, 밀어도 곧 다시 돌아온다. 핸드볼 공 만한 머리통들이 어찌나 무거운지! “엄마 너무 불편해. 조금만 옆으로 가 줄래?” 하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꼼지락거리는 시늉을 한다. 몸을 조금 꿈틀댔다가 그 자리에 도로 떨어지는 뻔한 작전이다.
오늘은 5밀리 정도 옆으로 자리를 옮겨 누운 지오가 내 어깨선에 맞춰 어깨를 나란히 하며 말했다.
“엄마 어깨까지 한 뼘.”
슬쩍 손도 잡았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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