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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 서촌의 감성을 담은 곳

'차(tea)'를 닮은 재료들로 공간을 요리한 홍대의 티 라운지

서로가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그 날의 날씨가 공간과 매우 잘 어울리는,

그런 우연의 날도 있다.


하늘에서 내리는 봄비가  안의 연못에 닿으 만들어내던 수 많은 물방울들을 바라보  날은, 그리고  속에서의 시간은, 봄이 올 때마다 떠오를 것만 같다.


봄비와 어울렸던 그곳. 티라운지 더이랑을 소개한다.

 



[Interior & Branding point]


① 따뜻한 재료들, 공간을 요리하다.

② 테라스, 풍경이 되다.




[따뜻한 재료, 공간을 요리하다.]


더이랑은 이름만큼이나 그 위치도 독특하다. 버스킹 음악소리가 넘쳐흐르는 홍대 놀이터 옆, 예술의 성지 홍익대학교 정문 앞 오래된 건물 꼭대기에 있다.

(글을 쓰다 보니 젊음보다는 예술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 듯하다. 하지만 사장님은, 꽤나 젊으시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의 계단을 오르고 있노라면 마치 내공이 엄청난 고수가 사는 마천루를 힘겹게 오르는 기분이 드는데, 이때 이 건물이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면,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 맞다.


그렇게 힘겹게 꼭대기에 다 다르면 마침내 옥상으로 나가는 작은 문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문을 열면,

<더이랑의 테라스>

전혀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된다. 방금 우리가 열었던 것은, 가게의 문이라기보다는 '다른 세상을 연결하는 창’ 더 가까울 것 같다.


오늘은 설명 이전에 공간을 먼저 보여주고 싶다.

굳이 설명이 길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단, 비가 오고 있다는 사실만은 잊지 말자.

<더이랑 티라운지의 풍경>

공간은 티라운지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매우 따뜻하다. 


초록색 홍대에, 갈색의 공간이
이렇게나 잘 어울릴 줄이야.

순간 디자이너가 궁금해져 사장님께 여쭤보니, 디자인과 공사 모두 직접 하셨단다.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사장님은 꽤 젊으신데 인테리어부터 정갈한 메뉴까지 손수 준비하셨다는 말에서, 내공의 소유자가 맞는 듯했다.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사실  놀랬던 점은 바로 마감재였다. 공간의 톤에 맞는 마감재를 고르는 감각이 여느 디자이너 못지않았는데, 특히 벽을 보고서 매우 놀랬다.

<더이랑의 미장 벽>

이 곳의 벽은 흔히 시멘트 벽이라고 불리는 미장 벽이다.

 미장은 값이 저렴하면서 보통의 느낌을 낼 수 있는 기본 마감재여서 많이들 사용한다.


허나 더이랑의 벽은 두 가지가 다른데,

 바로 ①텍스쳐와 ②색감이다.

자세히 보면 일반 미장보다

 그 질감이 훨씬 강하면서 예쁘다.

<일반 벽 vs 더이랑의 벽>


일반 미장이 단순한 칠이라면,
이 곳은 마치 흙으로 빚은 느낌이다.  

알고 보니, 이렇게 자연스러운 미장 작업이 가능한 작업자는 국내에서 두 명뿐이란다. 그리고 이랑의 벽은 그 두 분 중 한 분의 작품이라고.


그렇게 미장으로 질감을 표현하고, 그 위에 아이보리색 페인트로 따뜻함을 더하면,

공간은 네모 반듯한 차가운 시멘트 박스에서 벗어나,

고운 흙으로 빚은 듯한 자연의 공간이 된다.

<그밖에 자연의 재료들>

좋은 음식은 좋은 재료에서 오듯이,

더이랑은, 공간재료들이 매우 좋았다.

그리고 그 재료들이 더이랑의 차(tea)와 음식을 더욱 빛나게 했다.




[테라스, 풍경이 되다]


건물의 꼭대기층이 가진 단점은 많다.

일단 오르내리는 것이 힘들고, 태양열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에 여름엔 덥고 겨울에는 춥다. 또한 비가 새는, 누수에 가장 취약한 층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들로 탑층은 다른 층보다 선호도가 낮지만, 그래도 분명한 장점은 하나 있다.


바로 옥상을 내 집처럼 사용할 수 있다.

더이랑도 이 점을 매우 잘 살렸는데,

지혜롭다는 말이 더욱 적절 것 같다.


보통의 카페들은 매출을 위해서 테이블을 하나라도 더 배치하여 객단가를 높인다. 그래서인지 사람이 많은 날에는, 매우 혼잡하다.


카페 입장에서는 좋은 그림이지만, 필자는 말소리가 소음으로 바뀌는 번잡한 공간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반면에 더이랑은,

테라스를 한 장의 풍경으로 만들었다.

<한 폭의 풍경 같은 테라스>

테라스 중앙에는 사람 대신 봄비가 앉을  있는 네모난 연못이 있고, 그 주변으로 억새와 이끼, 자갈 등 바깥의 재료들이 곳곳에 심겨있다.

<바깥을 이루는 자연들>


그리고 그 위로 비가 내려앉는 날이면,

그 운치는 더욱 진해진다.


비 오는 날을 추천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한 테라스 연출이 주는 장점들은 꽤 많다.


첫째로, 공간의 콘셉트가 더욱 강력해진다.

종이 반 장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한 장을 오롯이 쓰는 것의 차이일 것 같다.


다음으로 실내공간이 바깥까지 확장하여 좁다는 느낌을 상쇄시켜준다.


마지막으로, 배려받는 느낌이 든다.

매출보다는 손님들의 ‘쉼’을 더욱 중히 여기는 주인의 마음을, 말 대신에 공간으로 나타낸 기분이다.

(실제로 사장님은 카페가 너무 분주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초기 홍보도 하지 않으셨다고.)


이러한 배려, 소파에 앉아서 보면 이런 느낌이다.

<실내에서 바라본 테라스의 모습>

자리에 앉으면 자연스레 밖이 보인다. 그리고 밖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해진다.


분주한 홍대에서 고즈넉한 서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이러한 공간을 연출 해 주신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혼자 가면 한 곳을 바라볼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같은 곳볼 수 있는 더이랑 티라운지.


홍대를 갈 일이 생긴다면, 그리고 그때 마침 비가 온다면 한 번쯤 가보길 권한다.


건물 입구에 서 이 건물이 맞나... 아마 맞을 거다.



[더이랑 티라운지]

주소: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107 5층

영업시간: 13:00 PM ~ 20:00 PM  

SNS: https://www.instagram.com/the_ee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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