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짠하다
요즘도 알람 없이 눈이 떠진다.
아침이 조용하다.
출근 준비를 안 해도 되고
회의 시간도 없다.
이 생활이 꽤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가끔
회사 꿈을 꾼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고
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고
회의 자료를 찾느라
서류를 뒤적거린다.
계속 찾는다.
그러다
눈을 뜬다.
천장이다.
나 이제 회사 안 가잖아.
몸은 이미 퇴근했는데
마음은 아직 출근 중인가 보다.
25년이면
그럴 만도 하지.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본다.
오늘도 특별한 일정은 없다.
조용하고
느리고
평범한 하루.
이제는 이쪽이 현실인데
꿈속의 내가
아직도 출근하고 있는 걸 보면
조금 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