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텼다면 어땠을까

아직도 미워한다

by 퇴근한 팀장


“팀장님, 그냥 좀 버티지 그랬어요.”


후배의 말에 나는 잠깐 웃었다.

버티지 않아서 나온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나는

내 자리가

버겁지도 않았고,

멈추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이제 자리를 양보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라는 말 앞에서

차선이 있는지 물었을 뿐이다.


팀장에서 내려와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지 않냐고.


돌아온 말은,

“모양새가 좋지 않습니다.”


책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었다.


말투는 사무적이었고

표정은 경직되어 있었다.


밖에는 눈이 왔지만

해가 빛나고 있었다.


그날 나는

밀려난 건지

선택한 건지

아직도 정확히 모른다.


그래서 아직도 미워한다.


내가 물러나겠다고 한 적도 없는데
먼저 자리를 정리해 버린 그 판단을.


그리고

버텼다면 어땠을까,

라는 질문을 아직도 나에게 남겨둔 채

나를 밖으로 보낸 그 방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