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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가 끊어진 사람이 생각난다면

드라마 <심야식당>에서 발견한 관계의 지혜


손님1: 마스터는 점 같은 거 믿으세요?
마스터: 저요? 제가 믿건 말건 인생은 결국 흘러가는 대로 흘러간다고 믿으니까요
손님2: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기대해도 대부분 엇나가기만 하고

그렇게 얘기하면서도 물병자리 손님은 잡지에 나온 물병자리 행운의 아이템인 닭가슴살 치즈 카츠를 시켜먹는다.

<심야식당: 도쿄 스토리 시즌2 1화 2화 닭가슴살 치즈 카츠>

나도 점 같은 걸 믿기도 하고 안 믿기도 한다. 내가 모르는 존재에 의해 정해진 것도 있겠지만, 내가 만들어갈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믿으니까.


일본드라마 <심야식당>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그들은 ‘심야’ 밤12시~7시 사이에 이 식당을 방문한다. 고객들은 이 식당의 주인이자 셰프는 '마스터'라고 부른다. 겉으로보면 평범한 1인 자영업자인 것 같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는 자신의 일을 특별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바로 사람들이 편안하게 찾아와서 자기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능력이다. 조언하지 않고 개입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이야기하고싶은 순간 툭 한마디 던진다. 그것만으로 사람들의 마음이 건드려진다. 그 순간 느껴지는 사람 사이의 따뜻함.!! <심야식당>의 묘미이다.

 

<심야식당>을 보는 시청자로서도 마음이 툭 건드려진다(내가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령 이런 대사가 나올 때        

            

“사람은 화해할 수 있으니까”
<심야식당: 도쿄 스토리 시즌2 1화 치킨라이스>


이 대사를 듣고 문득 떠오르는 몇몇 사람이 있었다. 지금은 수정중인 나의 오랜 관계 습관.


처음에 너무 좋았어서, 좋은 관계만을 기대했다가
너무 친밀해지면 서로 너무 뜨거워
데여버리는 순간이 자주 오는.


최근에도 그런 순간들이 찾아왔는데 다른 행동을 시도해봤다.

데여버렸다가도 다시 좀 괜찮아지면서 그 사람이 다시 생각날 때,

마치 마음의 온도가 30도 쯤 내려온 것 같을 때 다시 한번 천천히 그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내가 되어보는 것.


그렇게 용기내어 한번 툭 살며시 다시 다가가

그 때는 내가 미성숙해서 미안했어요.
그래도 우리 좋은 순간들이 참 많았어요.
다시 잘 지내보고싶어요


이렇게 얘기할 줄 아는 내가 되어간다.


저렇게 말했다고 다시 예전처럼 뜨거워지진 않더라도

미안함을 표현하고, 난 여전히 당신의 안녕감을 바란다는 의도를 전하는 것이 반복되며

서로 성숙하고 진심을 알아간다면

남을 관계는 남지 않을까.


너무 뜨겁지 않아도 좋은 관계가 가능하다는 걸

마흔에는 더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친밀감이 중요한 나에게 사람들과의 좋은관계는 인생에 큰 요소니까.



글: Chloe Lee

사진: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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