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헤윰의 문이 열릴 때

by 기세

사람들은 말한다. 세상엔 공짜가 없다고.
하지만 내가 돈이 아니라 ‘감정’을 주고받는 이상한 가게를 소개해준다면 믿겠니?


그 가게의 이름은 지식상점 헤윰.
주소도, 전화번호도, 검색 기록도 없다.
가게를 발견할 수 있는 딱 한 가지 조건은 ‘마음에 무게가 생긴 아이’일 것.


울고 싶지만 울지 못할 때,
도망치고 싶지만 이유를 모를 때,
무엇이 옳은지 틀린지 혼란스러울 때,
그때 헤윰의 문이 열린다.




도시에 딱 하나, 눈에 보일 듯 말 듯한 골목 어귀에만 나타나는 작은 상점이 있다.

이름은 지식상점 ‘헤윰’.


그곳에선 물건을 팔지 않는다. 대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을 판다. 돈으로는 살 수 없고, 마음으로 흘린 감정의 조각으로만 살 수 있다. 기쁨 한 스푼, 분노 한 조각, 눈물 한 방울 같은 걸로. 이곳의 주인은 수백 년을 살아온 신비한 존재, ‘헤윰 마스터’. 그는 과거에 실수로 세상에 잘못된 지식을 흘렸다가 큰 전쟁을 일으킨 죄로, 평생 아이들에게 올바른 지식만을 나눠주는 형벌을 받고 있다.


상점에 오는 손님은 대체로

친구랑 싸워서 혼란스러운 아이

부모님이 무서운 아이

공부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는 아이

거짓말을 계속하게 되는 아이

‘나’는 왜 이렇게 다른지 고민하는 아이 등.


이 아이들은 ‘헤윰’에서 특별한 지식을 얻고, 대가로 자신의 감정을 내놓는다. 하지만 지식은 언제나 대가를 요구하며, 어떤 지식은 잘못 쓰면 오히려 불행한 일이 생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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