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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잇샤 May 22. 2020

이상하고도 이상적인 학교

4년 동안 고전 100권을 읽는 세인트 존스 대학


문제제기


내가 세인트 존스를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때는

21살 겨울이었다.


세인트 존스 대학 도서관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2학년 1학기 수강신청을 할 때쯤이었는데,

그때 당시에 뭐 때문인지 정확하게 이유를

알지 못했지만

다니고 있던 학교에 만족을 하지 못했었다.


그때 당시엔 내가 학벌에 욕심이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에 만족을

못하는 거라고.

그래서 수능을 다시 보진 않았지만

논술 반수를 했다.

꽤 열심히 준비를 했었는데,

결론은 불합격


그다음엔 좀 방황을 했던 거 같다.

이미 마음이 떠났던 터라

학교를 돌아가고 싶지 않았지만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대외활동이나 알바 등을

열심히 지원을 했다.

결론은 또 모두 불합격

(대학 떨어졌을 때보다 더 기분이 나빴던 거 같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 인생이 꼬여도 단단히 꼬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안책으로

처음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 뭐였더라,

내가 왜 이리 학교에 불만이 많을까

생각을 깊게 해 보게 되었다.


고민을 하다 보니 발견을 했던 건

내 전공이 나와 맞지 않는다는 거.

그때 당시 내 전공은 부동산학과로

융합학문이라 경제도 많이 배우고,

법도 많이 배우고 그랬는데,

내가 부동산학과에 들어갔던 이유는

순전히 법을 공부하고 싶어서였다.

뭔가 전문성 있는 법을 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법 자체는 좋았지만

암기하고 이런 공부가 나와 맞지 않았다.

그리고 경제 쪽 공부는 더더욱..!

그러다 보니 열정이 없어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

그 와중에 내가 좋아했던 건

철학 공부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철학을 좋아했고,

대학교 가서도 4학년만 듣는다는 어려운

철학수업도 열심히 공부해서 에이플을 받았다.

내가 철학에 조금 열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

철학과로 복수전공을 신청해서

내 숨구멍을 마련해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당시에 학교에 내가 굉장히 존경하던

철학과 교수님이 있어서

내가 복수전공을 한다면

이 학교를 좀 더 행복하게 다닐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문제는 분명히 작년까지만 해도

전공 수업을 하셨던 이 교수님께서

올 해부터는 나이가 많으셔서

교양수업만 맡으신다는 사실이었다.


이때 약간

아.. 나 이제 망했다..
이제 학교 어떻게 다니지..라고 생각했달까.


그래서 고민을 하던 와중에

페이스북에서

‘세인트 존스 고전 100권 공부법’이라는 책 광고를

보게 되었고,

그때 처음으로 우리 학교에 대해서 듣게 되었다.


4년 동안 고전 100권을 읽는다고??

그걸로 취업이 가능하나??

모든 수업이 토론으로 이루어진다고??

뚜렷한 전공도 없고??


그때 당시에 이미 대학을 들어간 상태라

내가 유학을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도 못했고

어렸을 때 뉴질랜드 유학 후에

한국에서 뼈를 묻겠다고 생각했던 나라

이 학교에 갈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는데,

3년 뒤

나는 벌써 세인트 존스 대학에서 2학년 생활을 하고 있다.


이상하고도 이상적인 학교

이 학교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2학년 언어 수업에서 읽는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수학시간에 배우는 아폴로니우스의 코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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