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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잇샤 May 22. 2020

이해하지 못했던 ‘경험’

폴란드 교환학생기 - 1

미국에 유학을 가기로 결정하고,

가을학기로 들어가기로 결정한 뒤,

나는 어드미션이 끝난 이후에 반 학기 동안

무엇을 해야 할까 많이 망설였다.

그러다가 원래 다니던 학교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다녀와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고,

교환학생 면접을 보고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떠나게 되었다.

그리운 바르샤바



인생에서 한 번쯤은 유럽에 살아보는 것도
참 좋은 거 같아!


되게 단순한 생각으로 떠났다.

뭔가 미국으로 가게 되면

한동안은 고생만 엄청 많이 할 거 같았고!

(학교의 공부량이 워낙 많다는 것을 들었기 때문에!)

그래서 그전에 나에게 선물과 같은 시간을 주자라는

생각으로 떠나기도 했고

그리고 마침 대학생 필수코스이듯

유럽여행이 유행이 되기도 했기 때문에

약간 등 떠밀려 가기도 했다.


물론 준비과정은 쉽지 않았다.

교환학생 가는 게 8월인가, 9월쯤에 확정이 되고

난 그전부터 알바와 과외 그리고 유학 준비와 영어공부를

병행하고 있었는데,

교환학생 경비 마련을 위해

포잡(four-job)을 뛰기도 했다.


그땐 쉬는 날이 하루도 없어서

진짜 매일매일이 피곤하고

그랬는데,

알바 쉬는 시간에 항상 노트북과 책을

들고 다니며 공부를 했다.

사실 그렇게 열심히 살아본 경험이 없었는데,

그걸 보면 내가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선

열정적인 거 같다.

한 달 동안의 러시아 여행


사실 학교를 그만둔 가장 큰 이유는

앞으로 진로에 대해서

내가 확신을 하지 못해서였다.

그리고 이렇게 불투명한 상태에서

계속 학교를 다니게 된다면

나중엔 싫어도 되돌릴 수 없을 거 같았다.

포기해야 할게 점점 많아지니깐..


그래서 뭔가 전공이 없던 세인트 존스 대학이

끌렸던 거 같다.

고전을 읽는다고 하면

철학책만 읽을 거 같은데,

수학, 과학, 음악, 언어 공부를

다 한꺼번에 시켜주니깐,

뭔가 나의 새로운 면을 더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그렇게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고민을 하던 와중에

유학을 준비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건 바로 법과 북한 인권이었는데,

사실 어렸을 때부터 난 북한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탈북자 방송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인데,

어렸을 때 꼭 챙겨보았던 거 같다.

크면서 통일이나 이런 거에 그렇게 크게 관심이 있지는

않았는데,

그들의 인권에는 참 관심이 많았다.


이걸 깨달은 계기는

내가 막 이 분야에 대해서

그냥 친구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 친구가 “너 참 북한 인권에 관심이 많구나?”라는

질문 덕분이었다.


참 이상하다.

나는 왜 저 친구의 질문을 듣기 전까지는

나의 관심사에 대해

알지 못했을까?


아무튼 이걸 깨닫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전에 들었던 교양수업이

떠올랐다.

그건 러시아 관련 교양과목이었는데,

그 수업에서 러시아가 북한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높다는 것을 배웠다.

사실 참 가까운 나라지만

중국과 일본처럼 그렇게 가깝다고 생각을

그때까지는 전혀 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 정확하게 내가 북한 인권이던

러시아 던

아는 건 하나도 없지만

뭐라도 느껴보기 위해서

당장 러시아에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폴란드를 갈 때

인천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비행기를 타고 가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우수리스크, 하바롭스크, 블라고베셴스크, 울란우데,

이르크추크, 상트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

그리고

바르샤바로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다음 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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