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레스토랑에서 늦은 저녁을 먹던 중.. 우리 옆 테이블에 앉은 커플과 잠시 이야기를 하게 됐다. 미국에서 온 부부였는데 남편은 프로듀서였고, 아내는 CNN기자라고 했다. 물론 우리가 CNN에 비할 바는 못 되나 동종업계(?) 사람을 만났다는 게 흥미로웠다.
두 사람은 결혼 7주년을 기념해 그리스로 여행을 왔다고 했다. 남편은 결혼기념일 때 마다 아내가 원하는 여행을 하겠다고 약속했고 7년째 이를 지키고 있었다. 함께 정기적으로 여행을 한다는 것도 부러웠지만 무엇보다 선망의 대상이 됐던 것은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남자의 모습이었다.
부부가 1년에 한 번씩 둘만의 여행을 가기란, 어찌 보면 쉬운 일 같지만 쉽게 지킬 수 있는 약속이 아님을 나중에 결혼을 하고 나서야 알았다. 시간, 금전, 마음의 여유, 자녀가 있을 경우 자녀까지. 다양한 일상의 합의가 되어야 떠날 수 있다. 때문에 아내와의 약속을 단 한 번도 거스르지 않고 지켜 온 남편의 모습은 근사했다.
결혼이란 건 수많은
‘약속’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 약속은 한 사람을 신뢰하고, 그 믿음으로 서로에게 자유와 족쇄를 채우는 일이기도 하다. 결혼을 통해 서로에게 맹세하는 수많은 약속들은 결국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자, 달콤한 구속이다.
하지만 찬란했던 약속도 지켜지지 않으면 한낱 물거품에 지나치지 않는다. 그렇기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약속 자체보다 더 아름답다. 사랑 역시 사랑 그 자체보다도 사랑을 지켜나가기 위한 헌신과 희생이 눈부신 것 아닐까.. 모든 아름다움은 그냥 나오는 법이 없다. 오랜 시간 공들인 수많은 노력의 산실이 바로 우리네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