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의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늘 그렇듯 집은 나를 반겨 주었다.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하지만 집안의 공기는 달라져있었다. 아니 내가 내쉬는 숨이 달라졌다. 쉼의 시간들이 새로운 숨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답답하게만 느껴졌던 내가 사는 도시에 숨통이 트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일상이 싫어 여행을 떠났는데, 여행에서 돌아오면 일상이 좋아진다. 익숙한 공기, 편안한 침대, 늘 먹던 음식, 매일 오가는 길.. 지겹기만 했던 패턴이 편안함으로 바뀌는 역설, 그것이 여행의 힘이다.
예전에 한 피아니스트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는 음악은 ‘음’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음악의 화룡점정은 ‘쉼표’에 있다고 했다.
악보에서 확연하게 존재감을 드러내진 않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쉼표”다.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음과 음 사이에 쉼표들이 없다면 어떤 소리가 날지 상상조차 되질 않았다. 연주자 입장에서도 쉼표가 없다면 굉장히 힘들 것이다.
쉼표에 의해 아름다운 음악이 완성되듯이, 매일매일 무언가를 연주해야 하는 우리 삶에도 쉼표가 필요하다.
이번 여행은 내 삶의 쉼표와 같은 것이었다.
그 쉼이 주는 힘으로, 다시 삶이란 음악을 연주할 것이다.
멈췄던 음표들이 활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