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당신의 순수는 안녕하신가요?

라오스의 꽃 <독참파>

by 여행생활자KAI

라오스에서 가장 많이 봤던 꽃은 독참파(Dok champa)였다. '독'은 라오스어로 '꽃'이라는 뜻이고 '참파'는 '왕국'이라는 뜻이니, 독참파는 말 그대로 라오스의 국화다. 시골이든 도시든 라오스 어디를 가나 곳곳에 독참파를 흔하게 볼 수 있다. 꽃뿐만 아니라 독참파를 새긴 사물이나 건물도 제법 많았다.

흰색 바탕에 노란색 점이 하나 찍힌 독참파의 모습은 순수한 라오스 사람들을 닮았다. 독참파에 대한 라오스 사람들의 애정은 대단해서 귀한 손님이 오면 환영의 의미로 독참파 목걸이를 만들어 걸어주기도 하고, 집안의 행사나 특별한 날 장식용으로 쓰이기도 하며, 여자들은 일상에서 머리핀으로 자주 애용한다.


독참파는 라오스 땅뿐만 아니라 하늘에서도 사랑받는다. 라오스의 국영항공인 라오 항공의 꼬리에도 독참파가 그려져 있다. 꽃이 그려진 비행기가 세상에 몇 개나 있을까.. 라오스 사람들의 독참파 사랑은 하늘과 땅 곳곳에 퍼져있는 셈이다.


<타히티의 연인>/고갱

나에게 독참파는 고갱의 그림, ‘타히티의 여인’이 머리와 목에 걸고 있던 꽃으로 익숙했다. 그림 속 자연을 닮은 여인이 자연을 꽂고 있다. 모든 것에 실패했다고 느낀 화가가 무한한 위로를 받았던 순백의 땅 타히티, 그리고 여인과 독참파. 개인적으로 고갱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마 많은 이들이 라오스를 찾는 이유도 고갱과 비슷한 맥락에서가 아닐까..


“내 안의 잃어버린
어떤 순수를 찾고 싶은 마음..”


물론 그 크기는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는 유사한 마음을 품고 라오스 땅을 밟았으리라. 달리 보면 우리가 순수를 갈망하는 건 마음 한편에 순수를 품고 살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다만 너무 오랫동안 숨겨져 있어서 발견하기가 힘든 것일 뿐.


얼룩진 세상살이에 점칠 되어 내 안에 잠재된 순백의 순수를 꺼내 보이고 싶을 때, 나는 독참파 향기를 떠올려 본다. 독참파가 내 발끝에 툭 떨어지자, 달콤하면서 알싸한 그 향기가 코끝으로 올라와 내 마음을 간질인다. 독참파 내음은 다소곳이 다가와 나에게 묻는다.


너의 ‘순수’는 잘 지내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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