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는 감정의 자유이용권이다

<데미안>/헤르만헤세

by 여행생활자KAI

누구나 인생의 대지를 가로지르면서, 통과의례를 거치게 된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숱한 상처와 역경을 딛고 어른이 되는데, 대표적인 성장소설인 헤르만헤세 <데미안>의 싱클레어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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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클레어는 신앙과 지성이 조화된 부모님 아래에서 성장한다. 그의 가정은 말 그대로 밝은 세계이며 선의 세계였다. 하지만 싱클레어는 동네 놀이 집단에 끼기 위해 도둑질을 했다는 허풍을 프란츠 크로머에게 떨게 되면서. 어두운 세계에 눈을 뜬다.


금지된 것과 허락된 것 사이에서 심한 갈등을 겪던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만나게 되고.. 데미안은 싱클레어가 힘든 상황에 처할 때 마다 삶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어느 날 싱클레어는 지구에서 날아오르려고 하는 새를 그려 데미안에게 보내고, 데미안은 한통의 편지로 화답한다.


내용은 더 나은 세계를 향해 날아가는 새, 기존의 세계를 파괴하고 나온 새, 그리고 신 아프락사스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싱클레어는 아프락사스가 빛과 어두움의 공존, 선신이면서 악신이라는 것을 알게 됨과 동시에 내면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다 전쟁이 발발하고, 데미안과 싱클레어는 함께 참전을 하는데.. 불행히도 전쟁 중 둘은 부상을 당해 야전병원으로 옮겨지는데.. 나란히 누운 침대에서 데미안은 속삭였다.


만약 언젠가 자신이 필요하게 되면
싱클레어 자신 스스로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라고...


그리고 다음날 아침 데미안은 이 세상에 없었습니다. 싱클레어는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 친구이며 지도자인 데미안과 꼭 같은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발견 하면서 소설은 끝을 맺는다

.

‘너 자신을 알라’고 했던 소크라테스부터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던 칸트에 이르기 까지 인간은 끊임없이 고민을 거듭하는 존재다. 어쩌면 성찰하는 그 순간순간이 사춘기 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사춘기야 말로
냉정한 이성과 뜨거운 감성의 시소를 타고
자유롭게 오르내리는 자유 이용권이 아닐까.



그 이후 싱클레어가 어떤 삶을 살아갔을지는 우린 모른다.

하지만 버겁기만 한 생활 속에서 좁은 보폭으로 나아가는 걸음걸음이지만, 화폭위의 소실점처럼 중심을 잡고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아마 지금도 끊임없이 노래하는 새들처럼, 끊임없이 삶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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