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아테네의 레스토랑에서는 악사들이 연주하는 광경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노천카페 주위를 배회하며 공연을 펼치기도 하고, 레스토랑에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연주를 하기도 한다.
아테네에서의 마지막 날 저녁, 우리는 음악소리에 이끌려 한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작은 공간의 모퉁이에서 세 남자가 빚어내는 탱고 선율, 그들의 음악 한 가운데.. 빨간 투피스 정장에 빨간 플로피햇으로 멋을 낸 할머니의 춤이 어우러져 보통의 레스토랑을 특별한 어떤 공간으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멋지게 차려 입고 홀로 춤을 추는 할머니.. 그녀는 멋있어 보였지만 한편으로 고독해보였다. ‘왜 혼자 이곳에서 춤을 추시는 걸까?’ 문득 난생 처음 본 할머니의 인생이 궁금해졌다. 그녀의 젊은 시절은 그녀가 입고 있는 붉은 투피스만큼이나 찬란했을 것 같다. 괜찮은 남자들도 여럿 만났을 듯하다. 결혼은 했을까? 자녀는 있을까? 어쩌면 가족이 없어서 저녁 이 시간에 혼자 레스토랑에 온 것일지도 몰라. 아니면 사별을 한 것일까?
그런데 춤을 추는 그녀의 모습을 뭐랄까. 더러 쓸쓸할지라도 자신의 인생을 후회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삶을 즐길 줄 아는 여유가 몸짓에 배어있었다.
춤사위는 달고 쓴 인생을 이야기했다.
그녀의 육체는 하나의 짧은 시를 쓰고 있었다.
격렬한 열정과 깊은 슬픔, 자유로움, 혹은 구속에 대해..
그녀는 춤을 췄고 나는 그저 바라보았지만, 그 순간 우리는 공감과 유대의 짧은 연애를 했다. 박수치는 나를 꼬옥 끌어안으며 속삭였던 그녀의 한마디가 그 증거일 것이다.
“꼭 행복하세요”
그 상황은 비현실적이었다. 영화 속 한 장면에 내가 앉아있는 느낌이었다. 그 한마디는 마치 주술적 힘과도 같아서, 이따금씩 삶이 외로워 질 때 나는 그녀의 춤과 음성을 떠올려 보곤 한다.
꼭 행복하세요
...
꼭 행복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