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만나는 모임이 있다.
절친한 사람들은 수시로 연락하며 만나지만, 4명 이상의 모임은 대개 서로의 편의를 위해 모임을 정기화한다. 그러기 위해 날짜를 고정하고 모임 명칭을 정한다. 모임 명칭에는 모임의 성격이나 뭔가 상징적 의미를 담는다.
현역시절 같은 부서에서 일했던 선후배 모임이 있다.
당시 임원이셨던 분 성함이 이시O 이고, 부장이셨던 분 성함이 강종O 이라 모임명을 "시종회"로 하자 하니, 두 분 모두 다소 민망하신 듯 특정인 이름을 따는 건 피하자 하신다.
"시종일관 변함없이 지내자는 의미입니다" 라는 명분을 달아 통과.
모임명에 모임의 의미와 모임 날짜까지 포함하면 일정 기억하기도 편해 더 재밌어진다.
골프동호회에서 연을 맺어 가까이 지내는 분들의 모임명은 "세월愛"다. 세 번째 월요일에 만나 세월을 사랑하며 살자는 의미다.
삼성에서 함께 했던 후배들과의 모임은 "삼목회"다. 세 번째 목요일에 만나 삼성에서의 친목을 도모한다.
한때 고교 동기모임 운영진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회장단과 고3시절 각 반 대표가 멤버다. 당시 모임 가칭이 "두목회"였다. 반 대표들의 상징을 담아 두 번째 목요일에 만났다.
회사 입사 동기 모임명은 "316"이다.
삼성 ROTC 16기의 약칭이며, 매 분기 세 번째 월 첫 번째 금요일에 모였었다. (지금은 모두들 은퇴하여 주중 낮에 만나지만..)
여러 모임명 중 내가 가장 정겹게 느껴지는 이름은 연세대학교 적십자회 동문 모임인 "연그린"이다. [연세를 그린다 (그리워한다)]
웹사이트는 영문으로 y-green을 사용한다.
의미도 너무 좋고, 단어가 너무 예쁘게 와닿는다.
이 이름을 만든 선배의 감성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한낱 말장난이다.
하지만, 말장난일지라도 그로 인해 느낌이 새롭게 와닿는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뻔한 세상과 펀(fun)한 세상은 자음 하나 차이고, 나와 너는 모음 하나 차이다. 님과 남은 점 하나 차이다.
작은 것 하나에 따라 세상이 달리 보일 수 있다. 큰 것도 아닌 작은 것이라면 개인의 마음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