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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Sep 16. 2016

매그니피센트7

서부영화를 보러 가서 이병헌을 보다


9월에 각기 다른 시공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시선을 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대동여지도].
일제시대가 배경인 [밀정].
로마제국이 테마인 [벤허]의 리메이크작.
[황야의 7인]을 리메이크한 서부영화 [매그시피센트7].

나와 비슷한 시대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서부영화는 아련한 중고교 시절 일기장의 한 페이지와 같다. 
그런 아련함에 대한 동경으로 찾은 [매그니피센트7].

서부영화라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배우들이 있다.
존 웨인, 게리 쿠퍼, 크린트 이스트우드를 비롯해 제임스 코번과 리반 클립 등등...

 [매그니피센트7]은 [황야의 7인]을 리메이크한 영화.
오리지널의 율브린너가 떠오른다.

지극히 개인적인 주관으로 짧게 단평을 하자면,


서부영화의 OST는 아날로그가 제격인 듯하다.
서라운드 돌비 시스템의 웅장함보다는 은은한 느낌의 아날로그 음악이 서부영화의 고전적 분위기와 더 맛갈스럽게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 연출 기술력의 진보로 보더라도 더 멋스러워야 할 지금의 세트가 더 어색하게 느껴지는 건 고교시절과의 눈높이 차이 때문일까.

그렇더라도 서부영화의 핵심 요소인,
눌러 쓴 카우보이 모자 속 강렬한 눈빚과 입에 문 시가, 결투 장면의 강렬한 태양과 그 태양을 등진 역광, 손가락으로 권총을 회전시켜 권총 케이스에 꽂는 장면 등 서부영화를 구성하는 디테일은 변함이 없다.

7인을 규합하기 까지의 런닝타임 1시간도 내게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지만, 아들은 그렇지 않았다니 말 그대로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었나 보다.

영화 자체에 대한 특별한 감흥은 없지만, 기대 이상이었던 감흥이 있긴 하다.


이병헌.
그간 이병헌이 출연했던 외화를 본 적이 없어 호기심 차원에서 이 영화를 보면서도 이병헌의 비중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진 않았다.
영화의 흥미요소로 끼어 넣은 동양인으로 둘러리 정도가 아닐지, 제목에 7이 들어가니 1/7 비중만 되면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완전 기대 이상이다.
놀라울 정도로 7인에 전혀 꿀림이 없이 오히려 메인 주연인 덴젤 워싱턴 다음으로 인상적인 역할과 비중을 보여준다.
정말 멋스럽게 나온다.

서부영화에 대한 향수를 그리는 팬들에겐 기대에 부족할 수 있지만, 외국 무대에 선 이병헌의 모습을 보고 싶은 팬들이라면 만족스러운 영화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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