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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Oct 09. 2016

꿩 대신 닭이 아까웠던 오르후스 대성당 오픈 마켓

식당 종업원에 쫄다

국경을 지나 덴마크 국도를 지나며 눈에 들어오는 풍광이 독일과 다르다.

멀리 보이는 곳까지 지형의 고저가 느껴지지 않는 평원이 이어는데,

눈 뿐 아니라 마음마저 시원해 짐을 느낀다.


그런 상큼한 마음으로 두 시간 정도를 달려 덴마크 오르후스에 들렀다.

이번 여행의 Bible로 삼고 있는 가이드북 [북유럽]에서 추천한 식당 Oli Nico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근처까지 갔는데, 도무지 주차할 곳이 없다. 인근 주차장은 규모가 작아 빈자리가 없어 얼추 30분을 빙빙 돌다

식당과는 다소 떨어진 곳에 겨우 주차를 하고 Oli Nico를 찾아가니,


이런...  Break Time이란다.


가이드북에 점심은 2시까지 한다더니, 정말이네..  가이드북에 신뢰가 가는 건 좋았는데,

오르후스 Mejlgade 골목의 식당 대부분이 2시부터는 손님을 안 받는다.

주차장을 찾아 헤맨 30분이 아니었으면 식사가 가능했을 텐데..  첫날 점심부터 굶어야 하나...


다시 한참을 헤매다 겨우 찾아들어간 식당 [Oli Bistro]. 꿩 대신 닭이다.

식사가 되느냐 물으니, 별로 깔끔해 보이지 않는 (사실은 다소 불결해 보이는) 외모와 옷차림의 남자 직원이 막 쉬려고 했던 듯 시계를 힐끔 보고 난 후 퉁명스런 말투로 앉으란다. 그리곤 다가와 강한 억양으로 메뉴에 대해 열심히 설명을 한다.


메뉴를 달라니, "내가 지금 말로 설명하고 있잖아~"
그 말 한마디에 주눅이 들어 그냥 대충 주문했다. 안 그러면 내쫓기고 굶을 거 같았기에.
그런데, 다른 손님에게도 말로 설명한다. 메뉴가 없나..

나 같으면 일일이 설명하기 귀찮아서라도 메뉴를 줄텐데. 어쨌든 가격도 모른 채 주문을 한 셈이다.


이 식당 인상적이었던 건, 화장실이 엄청 크다는 거. 웬만한 고시원 방보다 큰 면적에 좌변기 딸랑 하나.

밖에서 노크를 하면 민망하게 소리를 질러야 할 판국이다.  



식사 후 주변을 둘러볼 겸 골목 끝에 보이는 성당 탑을 향해 오르후스(Aarhus) 대성당에 이르니,

헐~~ 주차 공간이 많다. 이 가까운 곳을 놔두고, 저 먼 곳에 주차를 하고 왔으니..

게다가 앞에 오픈마켓이 성황인데, 먹거리가 주를 이룬다.

젠장.. 성당 옆 주차장에 주차 하고 여기서 식사를 했으면 힘도 돈도 덜 들었을 텐데..

저 카페 총각.. 엄청 코믹하고 재밌다.


훈제 소시지의 교과서를 보는 듯.


같은 복숭아인데, 생김새가 다르다. 왼쪽 애들은 납작한 모양새.  


성당 앞 길을 따라 내려가면 오르후스의 중심가가 나온다.

그런데, 건물과 건물을 이은 저 빨랫줄 같은 건 뭐지?  실제 빨래는 아닐 테고, 뭔가 이벤트가 있는 듯.  


자전거 천국의 면모가 보이기 시작.  


- 빨간 표지점이 우리가 가고자 했던 Oli Nico.

- 그 위 청색 원 지점이 꿩 대신 닭이었던 Oli Bistro.

- 왼쪽 상단 끝 청색 사각 지점이 우리가 주차한 주차장.

- 중앙 하단 녹색 원 구역이 중심부이며, 아래가 오르후스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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