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하 Oct 09. 2016

EURO와 비 EURO의 관문을 지나다


숙소인 Hotel Zum Zeppelin을 떠나 북으로 1시간 40분 정도 달리니, 차량들이 속도를 줄이며 줄지어 늘어서 있다.

아울러, 높이 솟은 여러 나라의 국기가 보이고 경찰이 차량들을 검문한다. 

'아.. 이 곳이 국경이구나..' 

독일과 덴마크의 국경이라 생각했는데, 여러 국가의 국기가 게양되어 있다.

덴마크 국기를 비롯해 핀란드와 스웨덴, 노르웨이, 심지어 아이슬란드 국기까지. 

그런데, 왼쪽 유로 마크 표지판이 있는 걸 보니, 이 곳은 단순히 독일과 덴마크 두 나라의 국경이라기보다,

유로 국가와 비유로 국가 간의 경계 지점의 의미가 있는 거 같다.

뒤에 게양된 국기의 북유럽 5개 국이 모두 유로에 가입된 국가가 아니다. 


대부분의 차량들이 검문검색 없이 덴마크 경찰들의 수신호에 따라 국경을 통과하는데,
우리 차 번호판을 유심히 들여다보더니 옆 공간지대로 유도한다. 

렌터카 임을 알고 그러는 듯한데, 렌터카를 검문하는 이유가 뭘까.. 


어디 가느냐?
목적이 뭐냐?
가족이냐?
꼬치꼬치 묻더니만, 우리 여권을 가지고 어디론가 간다. 신분 조회를 하는 모양.
그리고 다시 와서 여권을 돌려주며 즐거운 여행 하라고 웃는다. 


핑계 낌에 잠시 휴식을 취했으니 기분 나쁠 것도 없지만, 옆을 보니 어떤 친구는 탐색견까지 동원해 바지 뒷주머니까지 뒤진다.

대부분의 차량들이 별 문제없이 통과되는 걸 보면 늘 이렇게 검문을 하는 거 같진 않은데, 혹시 시리아 난민 때문은 아닌가 추측해 본다.  


흥미로운 건,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국경 지점에는 인접한 두 나라의 군인이나 경찰이 함께 상주하는 게 상식일 거 같은데,

이 지점은 독일 측 인력은 전혀 없는 듯하다. 나가는 건 신경 안 쓰고 들어오는 것만 신경 쓰는 듯.
 

그나저나, 운행 도중 간간히 보이는 제한속도 표지판이 눈에 익숙지가 않다.

한국에선 볼 수 없었던 회색 표지판도 있고, 제한 속도 구간도 애매하게 느껴진다.

또한, 이따금씩 보이는 카메라가 과속 단속 카메라인지, 도로 현황을 보는 CCTV인지 구분이 안 된다.

게다가 도로 체계에 익숙하지 않아 처음엔 카메라가 눈에 들어오지도 않던데,  

귀국 후 과속 과태료 엄청 날아오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에이... 처음부터 그런 거에 자꾸 신경 쓰게 되면 머리만 복잡해지고 마음만 심란해져 여행을 망치게 되니,

여행 중엔 신경 쓰지 말고 나중에 청구되면 여행비용의 일부가 후불 청구된 거로 생각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AJ 5302.. 우리를 부탁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