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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Oct 25. 2016

노르웨이의 Summer Fantasy

타입슬립을 맛보다


노르웨이 서부가 산악지형이다 보니 터널이 꽤 많을 수 밖에 없는데, 그 길이가 상상 이상으로 길다.

4~5km 정도 터널을 예사로 만나다보니 이제 2km 정도 터널은 터널이란 느낌도 안 든다. 하물며 500m 터널이야...

또 하나, 노르웨이 터널이 새삼스러운 건, 경사도가 느껴지는 내리막과 오르막 터널을 종종 만난다는 것이다.


얼떨결에 만난 빙하의 감흥 속에 브릭스달 빙하를 코스에서 빼기를 잘 했다는 생각도 잠시..

11km에 달하는, 아래로 처박히는 느낌의 내리막 터널을 빠져나와 좌측으로 굽은 오르막을 올라 평탄한 길로 접어드는 순간,

완전 신세계가 펼쳐진다. 우리 모두의 입에서는 동시에 탄성이 튀어나왔다.


이게..  뭐지.........

만년설에, 둥둥 떠있는 유빙(流氷), 아~ 이게 노르웨이의 진수인가...
눈 앞에 펼쳐진 모습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아무리 북유럽이라지만, 어떻게 6월에 이런 모습이...

더구나, 우리가 여태까지 지나왔고 보아왔던 노르웨이의 모습과 너무 판이하지 않은가.

아니, 조금 전 터널을 내려오기 전까지만 해도 분명 노르웨이의 여름 속에 있었는데, 불과 20여분 사이에 타임슬립하듯 우린 겨울로 왔다.

더구나 이해되지 않는 건, 11km 내리막 터널을 통과했다는 건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왔다는 것인데,

어떻게 초록의 숲이 흰색의 만년설로 뒤바뀐 건지.. 정말 나의 지각능력을 의심케 하는 신기한 미스테리다.


그리고 엄청난 두께의 퇴적설(雪).

스위스에서도 만년설을 봤지만 그건 산 정상의 모습이었고, 6월에 일반도로에 접한 녹지도 않은 만년설이 참 생소하면서 신기하다.


우린 노르웨이의 새로운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로부터 다시 20여분 후.

우리는 또 한 번의 타임슬립으로 여름을 되찾았다.


우리가 예약한 cottage의 접수처. 이런 이동식 Reception도 새롭다.


게이랑게르의 숙소는 이번 여행 중 가장 심혈을 기울여 잡은 장소다.
다른 곳은 부킹닷컴 사이트를 통해 예약을 했지만, 이곳은 구글지도로 위치를 확인하고 직접 잡았을만큼.

이 예쁜 집에서 오랜만에 저녁다운 저녁 만찬을 한다.

표정은 심리의 만족도를 대변하는 법이다.

이 정도면 우리가 지나온 여행지 그 어느 레스토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아내가 술을 못 해 와인은 지연이와 둘이..

음식 뿐 아니라, 분위기도 최고~ 

이제야 우리가 관광이 아닌 여행을 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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