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 번은 다시 오고 싶은 곳
[2016년 6월 8일]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니 보이는 모두가 상큼한 아침을 보조한다.
이곳은 어디를 가나 캠핑카를 볼 수 있다. 아직 캠핑카가 대중화되지 못 한 우리의 레저 패턴과 비교된다.
언제 어느 곳에서나 숙식이 가능하다는 것이 캠핑카의 장점인데, 주차공간으로 인해 우리는 [어느 곳]에 아직은 제한 요소가 많다.
캠핑카 렌털 비용도 대중화의 제한 요소다.
그런데, 이번 여행 준비를 하며 재밌는 이야기를 들었다.
유럽에서 한국인에게 캠핑카 대여를 꺼린다는. 이유는 차량 훼손 등 관리가 제대로 안 되기 때문이란다.
실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사실이라면 이건 좀 수치스러운 거 아닌가..
저 유람선은 프랑스가 본거지인 모양이다. 재는 또 어디를 향하는 걸까..
유람선 크루즈를 버킷리스트에 넣었다 뺐다 하는 이유가 유람선의 좌초에 대한 우려 때문인데,
운명론자인 내가 항공기를 이용하면서 크루즈의 좌초를 우려한다는 게 내가 생각해도 우습긴 하다.
이른 아침부터 보트 옆에서 뭔가를 논의하는 두 중년 남자와 중년 여자의 모습이 내겐 너무 멋스럽게 느껴졌다.
아.. 그리고보니, 어제 저 위에서 본 얼음바다와 이 바다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궁금해진다.
아내와 지연이가 게이랑게르의 기념품 상회와 카페를 둘러보는 동안 나는 어제 우리가 내려왔던 게이랑게르 초입의 언덕을 찾았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게이랑게르의 모습을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위에서 본 게이랑게르는 한 폭의 그림이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어떤 과정을 거쳐 이 좁은(?) 곳에 힘든 도로를 만들어가며 이런 모습으로 자리 잡았는지 궁금하다.
이 사진에 대한 에피소드 한 토막.
구도를 잡느라 아래를 보며 왔다 갔다 하는 사이 관광버스가 다가와 한 무리 관광객이 내리는데, 사용하는 언어가 듣기에 아주 편하다.
그리고는 내가 봐 둔 자리에서 아주머니 다섯 분이 셀카 모드를 취하는데, 앵글이 제대로 안 잡히는지 손을 뻗쳐가며 자리잡기에 분주하다.
그러더니, 그중 한 분이 차에 기대어 그분들이 빠지길 기다리는 나에게 다가와 카메라를 내밀며 조심스레 말을 건넨다.
"포토 프리즈...."
한국어를 사용하는 자신들을 표정 변화 없이 바라보는 나를 그곳에 사는 중국인이나 일본인 쯤으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 상황에서 한국어로 얘기하면 상대방이 오히려 민망해할 거 같아 아무 말 없이 건네준 카메라를 받아 들고 그분들이 서있는 지점으로 갔다.
그런데.. 다섯 분이 나란히 서니 저 뒷 배경이 다 가려진다. 이걸 어쩌나... 잠시 당혹스러워하다 어쩔 수 없이 말을 건넸다.
"저.. 그렇게 함께 서시면 뒷 배경이 안 나오니 한 분씩 서시는 게 좋을 거 같은데요.." 나의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五口동성으로 나온 말,
"한국 분이세요??"
이 카페의 컬러 매치가 너무 인상적이다.
이 주인은 어떻게 저런 색의 의자를 생각했을까.. 더구나 자전거까지.
하늘색과 파란색의 중간 색조가 너무 예쁘다.
이 카페의 바로 뒤 식당에서 주문한 연어 요리.
주문을 받은 청년이, 찬(cold) 연어 요리인데 괜찮겠느냐고 묻는다.
연어 요리가 차게 나오는 것이 노르웨이식 정통 연어 스테이크라는데, 개인적으로 그 식감이 좋다.
느끼함이 정제된 맛이랄까..
서빙을 맡은, 앳돼 보이는 청년이 지연이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국적은 한국인데 지금 사는 곳은 뉴욕이라 하니, 자기도 뉴욕을 가본 적이 있다며 뉴욕에 다시 가 보는 게 꿈이란다.
우리는 후에 이 곳을 다시 와보고 싶은데,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사는 이 외의 곳을 동경하나 보다.
물론, 동경하는 곳에 살다 보면 다시 자신이 살던 곳이 생각나겠지만.
게이랑게르를 떠나며 맞은편 산 중턱에서 바라 본 게이랑게르의 모습은 여전히 멋스럽다.
순백과 순록의 조화.
오고.. 가고..
나 여기... 또 올 수 있을까... 꼭 한 번은 다시 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