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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Nov 11. 2016

생각지 못한 노르웨이 가정 탐방

노부부의 환대를 받다


후스타드비카의 숙소에서 크리스티안순으로 나가다 숙소에서 얼마 안 되는 지점에서 예쁜 집을 보았다.

'동네 카페인가..' 생각하며 스치고는, 돌아오는 길에 그 집 옆에 차를 세웠다.

생각했던 카페는 아니고 가정집인데, 집이 참 예쁘다.

측면 사진을 담고는 정면 사진도 담고 싶어 테라스에 앉아있는 노부부에게 다가가 양해를 구하니 쾌히 허락한다.

그리고는 어디서 왔냐고 묻더니 자기도 아주 오래전에 한국에 다녀온 적이 있다며 아주 반가워한다.


1963년에 지은 집이라며 집 내부도 보여주고, 며느리가 베트남 사람이라며 온 가족사진까지 보여주면서 한참 소개를 한다.

또, 우리의 향후 여행 일정을 묻고는 지도책을 가져와 이동 경로 등 동선 체크까지 해준다.


남편이 75세 라는데, 이웃도 없는 한적한 마을에서 부부만이 적적한 시간을 보내다

이방인이라도 만나니 무척이나 반갑고 말이 하고 싶었나 보다. 저녁 먹고 주변 드라이브하는 게 일과라니..

커피도 주겠다는 걸, 시간이 너무 지체될 거 같아 아쉬움을 남기고 나서려는데, 스마트폰을 가져와서 사진을 찍자고 한다.
아마 나중에 자녀들과 얘기할 기회가 되면 우연히 집에 들른 한국의 어떤 가족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지.


여름에야 이렇게 문을 오픈시켜 밖을 바라보며 소일할 수 있다지만,

긴 겨울 기간에는 닫힌 공간에서 하루 종일 부부만 있으리라 생각하니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한 두 해도 아니고, 뭔가 겨울을 나는 방법이 있지 않겠나...

  

긴 겨울 동안의 긴 어둠의 시간을 보내느라 인테리어가 발달하지 않았나 싶다.

춥고 해가 일찍 떨어지니 집에서 뭘 하겠나.

이런 모양 저런 모양 만들어 떼었다 붙이고, 같은 물건을 이리저리 옮겨 보기도 하고..


어쨌든, 생각지도 않게 노르웨이 가정을 방문한 셈인데,

만약 우리가 하룻밤 숙박을 요청하면 받아줄 거 같기도 할 정도로 환대를 받았다. 



아무 보조장비나 보정 없이  들고 있던 스마트폰으로 담은 새벽 1시.
이게 말로만 듣던 백야(白夜) 구나..


이러니 밤이 오히려 사진 찍기가 좋다. 낮엔 강한 빛으로 인해 노출 잡기도 어렵고, 특히 역광 보정에 애를 먹는데,
밤에는 역광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온 방향으로 누르고 싶은 곳에 앵글을 들이대면 이렇게 선명한 모습을 담을 수 있다.

게다가 인적이 드무니 담고 싶은 배경을 깔끔하게 담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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