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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Dec 14. 2016

부러운 북유럽의 자전거 문화


이쯤에서 자전거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북유럽은 자전거 천국이다. 그만큼 북유럽에서의 자전거는 일상 생활용품이다.
도심의 대규모 자전거 무리가 희한하기도 해, 한군데서 잠깐 지켜보니, 이곳에서 자전거는 자동차와 동일한 권리와 의무를 지닌다.


자전거 차선은 당연한 거고,


심지어 자전거 신호등이 별도로 있기도 하다.


자전거 전용 신호등이 아니더라도 빨간 불이 들어오면 자동차와 같이 일제히 정지한다.
우리처럼 눈치를 살피며 그냥 다니는 법이 없다.


위에서 자전거가 자동차와 동일한 지위로 권리와 의무를 지닌다고 표현한 근거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전거는 보행자 도로를 공유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자전거 도로가 보행자 도로에 표시되어 있지만,

이곳의 자전거 도로는 보행자 도로와는 완전 분리되어 차도와 함께 있다.

또 하나 흥미로운 건, 자전거를 타지 않고 끌고 다닐 때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닌 보행차선을 이용하더라는 거.

이것은, 자전거를 보행의 보조수단이 아니라, 교통수단으로 규하고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우리는 자전거가 보행자 눈치도 보고 차량 눈치도 살펴야 하지만,

북유럽에선 보행자 눈치는 전혀 볼 이유도 없고, 오히려 차량이 자전거 눈치를 봐야 한다.
어찌보면 자전거가 자동차보다 우선 순위가 앞서는 거 같기도 하다.
짧은 기간 수박 겉핥기 식이라 단정할 순 없지만, 적어도 북유럽에 머무는 내내 그런 느낌을 받았다.



서울에 대비하자면, 명동 한복판의 롯데백화점이나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입구에 주차(?)된 자전거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우리 개념으로 보면, 어디 감히 여기에 자전거 따위가.. 하겠지만, 북유럽은 당당하다.
그렇다고 고급 자전거도 아니다. 그냥 우리 시골에서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구형 자전거.
자전거 이용자도 남.녀.노.소. 정말 다양하다.


자전거를 개조한 자전거 유모차까지.. 노르웨이에서도 아이를 태우고 다니는 모습을 가끔 보았는데,

이들의 자전거 일상에 대한 창의를 엿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자전거가 이렇게 일상화 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몇 가지 요인이 있다.


가장 기본은, 도시의 평균 고도차가 거의 없다.
도시 전체가 전반적으로 평탄하니 할머니들도 자전거 이용이 가능하다.

그들의 자전거에서 기어장치를 보지 못 했기 때문에 더욱 확신이 간다.
서울 강남역에서 역삼역까지 일반 자전거로 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두번 째는, 자전거 인프라.
앞서 언급했 듯, 북유럽은 자전거 전용도로가 자동차 차선에 버금간다. 우리처럼 대충 흉내내는 정도가 아니다.
또한 시내 모든 곳에 자전거 계류장이 완비되어 있다. 역시 우리처럼 여나믄 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수십 대 계류가 가능하다.


또 하나는, 도시 규모.
여행을 다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유럽 대부분의 도시는 규모가 작다.

주택가에서 도심까지의 거리가 서울과는 다르다. 그러니 집에서 도심까지 자전거로 충분히 이동이 용이하다.
서울과 같이 베드타운이 격리되어 있는 도시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마지막으로, 자전거에 대한 인식.

이들에게 자전거는 경제력이나 빈부의 차이가 아닌, 가장 효율적인 교통수단이자 레저용품이다.

믈론, 좋은 자전거가 좋기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남과 비교되어 꺼리는 물품이 아니다.


앞서가는 시스템에 대한 벤치마킹은 필요하다.
하지만, 좋다고 하여 우리 현실에 대한 이해없이 대충 흉내를 내는 건 안 하느니만 못 하다.
절차의 중요성이 새삼 느껴진다.


자주 기후에 대한 언급을 하게 되는데, 겨울에는 자전거가 어찌 되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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