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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Dec 20. 2016

마지막 페리.. 생각 많이 날 거야~


당초 숙박 일정에 없었던 독일 뤼벡.
계획상 마무리 일정은 코펜하겐 - 브레멘 - 함부르크였지만, 슬슬 체력 소진으로 장거리 운전이 부담스러워,

브레멘 대신 최종 목적지인 함부르크로 가는 길목인 뤼벡에서 하루를 묵기로 했다.
여행의 막바지에 굳이 피곤을 무릅쓰고 브레멘까지 가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고.
말년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라는데..


뤼벡에 대해 간단히 검색해보니, 독일에서 네번 째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라니 살짝 기대도 된다.




코펜하겐 숙소인 Hotel Mercur에서 뤼벡의 Hotel Herrenhof까지는 269km.

소요시간 3시간 50분으로 나오지만, 페리를 타야 하니 페리 운항시간에 따라 소요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뢰비 푸트가르덴 페리 선착장 입구에서 티켓을 구입하니 6번 레인으로 가란다.

페리 승선을 위한 차량들이 대기하는 레인은 총 10개 레인.

한 레인이 줄잡아 승용차 기준 50대 정도의 길이이니, 덴마크 - 독일의 평소 차량 물동량을 짐작케 한다.

물동량만큼이나 접안시설의 규모도 크다.


한참을 기다리다 6번 레인 차량들이 움직이더니, 아쉽게도 내 앞 차에서 close.
전광판의 운항시간을 보니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30분쯤 된 건가.. 도착한 페리에서 수많은 차량들이 쏟아져 나오더니 다시 승선이 재개되는데, 다른 레인부터 승선한다.
아까 6번 레인 승선하다 끊겼으면 6번 레인부터 이어져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초행자의 의구심은 있지만,

뭔가 룰이 있나 보지.. 하면서 기다릴 수밖에 없다.

야~ 저 걸 끌고 승선한단 말이지...


승선 후 직원에게 "여기서 뤼벡까지 얼마나 걸리느냐?" 물으니, 뤼벡까진 안 가고 운행시간은 45분이란다.

순간 당황. '어.. 그럼 배를 잘못 탔나.. 아닌데.. 티켓을 끊을 때 목적지를 묻지 않았다는 건, 목적지가 하나라는 얘긴데, 이건 뭐지..?'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해보니, '그렇지.. 이 페리가 뤼벡까지 가는 게 아니지. 내려서 다시 차로 달려야지..'
낯선 곳의 초행은 가끔 이렇게 사람을 멍청하게 만들며 당혹감을 준다.


노르웨이 동부로 넘어오며 며칠 잊고 지냈던 페리.

이게 이번 여행 마지막 페리라고 생각하니 왠지 서운한 마음에 페리 이곳저곳을 들러봤다.

어쨌든 국가 간 항로인지라, 면세점도 있고 환전소도 있다.

화폐는 덴마크 크로네와 유로가 같이 통용되고.


이제 언제 또 이렇게 배를 타 볼라나..
평생 탈 배를 이번에 다 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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