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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Feb 08. 2017

동행의 조건

친분이 여행의 즐거움을 보장하진 않는다


혼자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지만, 아직 대개의 여행은 동반자가 있다.

그리고, 그 동반자는 가족이거나 친구 등, 평소 친분이 두터운 사람들이다.

별로 감정을 섞고 싶지 않은 사람과 소중한 추억을 남길 여행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한 사람과의 동반이 꼭 여행의 즐거움과 행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신혼여행지에서 다투는 사람들도 많다지 않은가.


1주일 이내, 혹은 패키지 여행이라면 몰라도, 친분이 여행의 즐거움을 보장하진 않는다.

패키지 여행의 경우는 어차피 개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짜여져 있는 일정이므로 누구 탓을 할 수도 없다.

1주일 정도의 여행은 동반자와 의견이 다소 다르더라도 평소의 친분으로 맞춰 줄 수 있다.

하지만, 1주일 이상의 자유여행에는 서로의 지향점이 다를 경우 인내심에 한계가 있다.


내 경험으로, 1주 이상의 여행에서 동반자가 함께 할 경우라면, 친분관계을 떠나 몇 가지 코드를 확인해야 한다.

취향, 체력, 식성, 하나 덧붙이자면 여행을 즐기는 유형.


나는 여행 지역의 유적지 중심으로 돌아보고 싶은데, 동반자는 쇼핑을 중시한다.

나는 곳곳을 걸어다니며 살펴 보고 싶은데, 동반자는 힘들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어 한다.

나는 현지식을 즐기고 싶은데, 동반자는 한식을 먹고 싶어 한다.

결정적으로, 나는 하나라도 더 보고픈 마음에 계속 다른 지역을 돌아다니고 싶은데,

동반자는 한군데 머물며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며 릴랙스하고 싶어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 이런 경우 결국은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다행히도, 우리 가족은 이런 조건에서 서로가 만족스러운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쇼핑보다는 돌아보는데 관심이 많고,


호수나 공원이 있으면 무조건 걸어야 하며, 숙소를 잡으면 차는 그곳에 두고 시내 투어는 걷는 게 불문율이다.


설사 메뉴 선택이 잘못 되어 한 끼를 굶더라도 식사는 무조건 현지식.

25일의 여행 중 한식은 스웨덴 말뫼의 namu 레스토랑이 유일했는데, 호기심에서 찾았으며, 정통 한식은 아니었다.


거듭 얘기하지만, 중장기 자유여행의 동반자 선정시, 친분관계는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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