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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Jun 10. 2018

파리 미술가의 영원한 터전 몽마르뜨 언덕


2001년 이후 17년만의 세번 째 파리 방문 첫 목적지는 몽마르뜨 언덕.
특별한 이유는 없다.

숙소에서 지하철로 한 번에 이동 가능한데다, 가장 북쪽에서 아래로 움직이는 게 동선 잡기가 편할 듯해서.
 
파리 Metro Line12의 Abbesses역..
몽마르뜨 언덕과 사크레쾨르 대성당 인근에는 여러 지하철 노선과 역이 많은데,
어지간한 체력이 안 되는 사람, 특히, 다리 근력이 약한 사람은 지하철 환승을 해서라도 다른 노선의 다른 역을 이용하기를 권한다.


세계 여러나라의 지하철 역을 이용해봤지만, Abbesses역 같은 출구는 처음이다.
지하철 승강장에서 출구에 이르는 통로가 처음부터 끝까지 나선형으로만 이루어진 것도 신기하지만, 계단이 150개는 족히 넘는 듯하다.
완전 산에 오르는 기분으로, 아이들과 함께 한 가족들이 중간중간 쉬는 모습들이 자주 보인다.
 
무릎 관절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출구로 나오니 한 건물의 벽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사진 찍기 바쁘다.
"사랑해~"라는 문구가 세계 각국의 언어로 적혀있다는, 일명 [사랑해벽].

손으로 벽에 직접 쓴 것이 아니라, 문자가 적혀있는 타일을 벽에 붙인 듯하다.
 
모두 몇 개 나라 언어가 적혀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연히 한글도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찾아봤더니, 맨 윗 줄에 있긴 있는데..
타일공이 작업하며 딴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디자이너의 집중력이 약했는지..

일부 글자가 뒤집혔다. 타일을 거꾸로 붙인 듯.


사크레쾨르 대성당에 이르는 몽마르뜨 언덕은 2단으로 되어 있다.

잔디를 끼고 양 옆 계단을 이용하여 전면에 보이는 벽까지 오르면

그곳부터는 중앙 계단으로 사크레쾨르 대성당에 다가갈 수 있는데,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버스커가 놓칠리 없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단순히 서성이는 사람들이 아니다.

대성당 입장을 위해 구비구비 줄을 서있는 사람들이다.


사크레쾨르 대성당보다 더 몽마르뜨 언덕의 상징이 되어버린 화가들 역시 여전히 분주하다.

지금 이 많은 화가들 중 내가 방문했던 2001년부터 여전히 이곳을 지키고 있는 화가는 몇이나 될까 생각하니,

17년이 지난 후에도 다시 이곳을 찾을 수 있게 된 내가 새삼 고맙다.


몽마르뜨 광장 식당의 두 분 할머니.

저 연세에 언덕을 올라와 식사를 즐기실 수 있는 건강과 감성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17년만에 다시 만난 몽마르뜨 언덕의 사크레쾨르 대성당의 뒷 태는 여전히 웅장하다.


이제 이 길을 따라 물랭루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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