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하 Jun 16. 2018

정이 안 가는 파리의 날씨


파리 날씨 참 G랄스럽다.

흐리다 잠깐 햇살이 돋는 듯하다 다시 찌뿌드해지고, 그러다 추적추적 두어 시간 비가 내리고는 다시 그친다.
파리에 온 후 패턴이 거의 똑같다.

이곳 사람들이 후드를 애용하는 이유를 알겠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후드에 의존한다.
비가 계속 줄기차게 오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우산을 휴대하는 번거로움보다 잠시 맞고 버티는 게 편하다는 거다.

이런 날씨로 인해, 나의 선글라스는 가방 속에서 파리 구경도 못 하고 있고,

야심차게 준비한 카메라와 두 개의 렌즈도 밖에서는 거의 제 구실을 못 한다. (물론 나의 게으름 탓이기도 하지만..)

뒷전으로 밀릴 줄 알았던 스마트폰 카메라만 존재감을 과시한다.


파리 온 후 3일만에 처음 식사를 위해 프랑스의 식당을 찾았다.

mio가 산책중에 찾아 가끔 들른다는 [JUDY].

분위기 산뜻하고 맛도 좋고, 직원도 상냥한데, 가격도 저렴해 아주 맘에 든다.

음식이 모두 정갈하고 담백한 게, 먹기에도 부담없고 편하다.


간만에 쾌청하던 날씨가 식사를 하고 나오니 또 비가 내린다.

이번에 꼭 한번 들러 여유롭게 걷고 싶었던 뤽상부르 공원은 비로 인해 한복판을 직선으로 지나며 좌우를 훑어보는 것으로 끝.

이 비가 오는 와중에도 유모차에 비닐을 씌우고 산책하는 엄마도 대단. 아마 날씨 좋아 나왔는데 비를 만난거겠지.

그러니, 여기선 항상 비에 대비해야 한다.

나무들을 어쩜 저리 각지게 다듬어놨는지, 조경에 대한 창의적 발상과 기술에 놀란다.


뤽상부르 공원을 가로질러 나와 만나는 도로의 좌측으로 올라가면 마치 서울 여의도와 같은 형태의 작은 섬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그 유명한 노틀담 대성당이 있는 곳이다.

노틀담 대성당에 다다르니 성당 내부 관람을 위해 많은 관람객들이 빗속에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이제 성당 내부는 물론, 저 위 종탑까지 올라 종지기 콰지모도의 숨결을 느껴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관람이 지루하지 않은 오르세미술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