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야경과 디너의 조합
에펠탑 야경을 보러 나갔다 건널목에서 우연히 눈에 띈 2층버스.
1층엔 주방이 있고, 2층엔 승객들이 있는 이색적인 버스.
City Tour Bus가 아닌가 싶어 인터넷으로 버스 몸체의 [BUSTRONOME]을 검색해 보니, 시내관광을 하며 코스요리가 제공되는 Dining Tour Bus다.
site에 들어가 확인하니 Lunch와 Dinner가 있는데, 런치는 코스요리가 4단계, 디너는 6단계 코스요리가 제공된다.
요런 건 아무래도 야경이 운치를 더해줄 거 같아 스마트폰으로 7시 45분 Dinner Tour를 신청했다.
운행시간 조회 및 예약은 www.bustronome.com 에서 하면 된다.
출발장소인 개선문 로터리에서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버스에 들어서니
1층 주방에선 벌써 식사 준비가 한창이다.
1층에서 직원에게 예약된 좌석을 확인후 2층으로 올라가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았다.
버스 2층의 천정에 브라인드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이 상태라면 투명유리로 인해 낮에는 햇빛으로 불편할 듯.
헤아려보니, 좌석은 2인용 7석, 4인용 4석, 6인용 1석으로 총 36석.
우리가 이용한 버스도 테이블이 얼추 찬 거 같은데, 1인당 100~130유로이니 한번 운행에 4000유로, 원화로 500만원 정도의 매출이면 괜찮은 매출 아닌지..
이 버스의 테이블 세팅이 예술이다.
바닥의 검정색은 단순한 테이블 종이가 아니다. 자석 성분이 포함되어 포크와 나이프의 미끌어짐을 방지한다.
와인 잔 등 글래스도 플라스틱 틀의 홈에 끼워 흔들리거나 부딪히지 않도록 안전성을 강화했다. 하단의 돌판은 접시 기능을 한다.
가운데 플라스틱 틀에 세로로 세워져 있는 검은 것은 8개 국어가 내장된 오디오 가이드.
Tour Course와 Menu도 비치되어 있다.
Dinner와 Lunch의 투어 코스가 다르지만, 개선문에서 출발하여 센강을 따라 센강 남북의 주요 명소를 순환한다.
코스요리 차림표.
디너 요금은 130유로와 100유로 두 가지가 있는데,
제공되는 6단계 코스요리는 같고,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각 한 잔씩 추가되는 차이가 30유로다.
가운데 화이트 와인과 에피타이저를 시작으로 요렇게 순서대로 제공되며 중간중간 수시로 빵을 제공하는데, 보기보다 배가 부르다.
출발 직전 식전주부터 시작하여 도착 전 커피까지 풀타임에 걸쳐 제공되니 저녁식사를 2시간 30분 정도 하는 셈.
식사보다 야경의 운치를 기대했는데, 식사 내용이 기대 이상으로 수준이 높다.
해가 지니 버스 천정 유리의 빛 반사로 인해 실내가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BUSTRONOME은 교통정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대략 3시간 정도 코스다.
교통상태가 너무 원활해도 문제가 되겠구나 했던 생각은 쓸데없는 기우. 에펠탑 앞에서 포토타임으로 시간을 조절한다.
평소 저녁 한끼에 13만~17만원이라 계산하면 부담스런 비용이지만,
여행시 한번쯤 누려보는 낭만을 위한 여행비용이라 생각하면 트라이 해볼만 하다.
파리여행을 다녀온 사람들 중 센강 유람선을 경험해 본 사람들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이 버스 이야기는 나도 들어본 적이 없다.
앞으로 파리 여행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한번쯤 권하게 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