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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Jun 21. 2018

바닷가의 작은 도시 그헝빌르


아침에 일어나니 어느 틈에 니꼬가 아침을 준비했다.

한국식으로 밥상을 차려 놓은 것이 아니라, 맛있는 빵과 잼을 사와 커피와 함께 프랑스식 식탁을 차렸다. 

아침 일찍 일어나 빵집을 찾아 다닌 것도 고맙고, 게다가 내 식성까지 고려하여 빵을 선택해준 마음이 더욱 고마웠다.


입맛에 맞는 맛있는 빵과 커피로 아침을 해결하고 그헝빌르 탐색에 나섰다. 

건물과 도로 형태를 보더라도 작은 도시임이 느껴지는 그헝빌르(Granville)는 파리에서 9시 방향인 프랑스 서쪽 해안가에 있는 작은 도시다.

유럽을 다니면서 느끼는 건, 이들의 베란다에 대한 로망이 어떤 때는 안쓰럽기까지 하다는 거.

우리 생각엔 '저 작고 좁은 공간에서 뭘 할 수 있을까' 싶은데도, 이들은 어떻게든 저런 공간을 갖고싶어 한다.


그러고보니, 카페도 그렇다. 우리는 실내의 구석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이들은 외부 테이블을 선호하는 걸 보면,

이들에겐 밖을 내다보려는 외부지향적 DNA가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나비효과처럼 그런 DNA가 탐험으로 이어져 신대륙 발견과 식민지 확대로 이어진 건지도 모르겠다.

그헝빌르의 한복판에 벼룩시장이 들어선 모양인데, 내가 주목하는 건 도로에 박힌 레일.

이 작은 도시에도 기차나 전차가 있었다는 건가..  그것도 오래 전에 운행하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크지 않은 다운타운을 거쳐 바닷가로 나가니 카지노가 있다. 이 작은 도시에 카지노가 있다는 게 신기하다.  

극장과 레스토랑도 있는 걸로 보아 여기가 이곳 사람들이 일상에서 벗어나는 공간인 듯싶은데,

저 카지노에서는 어떤 종류의 게임을 할 수 있고 베팅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바다를 끼고 있는 저 건물들의 용도는 뭘까...


유럽의 미스테리 중 하나.

큰 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아무리 작은 도시라도 성당이나 교회의 규모가 여타 건물들을 압도한다는 거.

중세 유럽에서 종교가 갖는 위상과 비중의 상징이 아닐런지.  


도시를 이리저리 기웃거리면 구석구석에서 고도(古都)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출입구를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는지도 궁금하고..


돌출되어 있는 것은 지하실로 들어가는 문인가?


그헝빌르 서쪽 끝 언덕 위에 있는, 구글지도에 [Eglise Notre Dame du Cap Lihou]로 표기되어 있는 성당.

성당의 내부는 내가 본 유럽의 성당 중 가장 아담하다. 

그럼, 이건 뭔가..  성당 옆에 나란히 있으면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걸로 보아 사제관?


예전에는 아마 이게 최고의 보안시스템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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