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미셀 성당을 소개한 김에 두 곳만 더 이야기하자.
앞서 고백(?)한대로 난 유럽의 성당과 교회를 구분할 능력이 안 되어 가급적 구글지도의 명칭을 그대로 옮긴다.
그랑플라스의 스타벅스 오른쪽 골목를 관통하다시피 빠져나가면 St. Nicholas Church를 만난다.
여기는 여지껏 본 성당이나 교회와는 다른 특이점이 있다.
처음엔, 내 눈의 착시현상인가 싶었는데, 제단 뒤 후면이 왼쪽 11시 방향으로 휘어있다.
여행을 다니며 숱한 성당과 교회 내부를 봤지만, 이런 구조는 처음이라 무척 신기했다.
구글지도의 평면도를 보면 단순히 토지 형태의 문제가 아닌, 뭔가 사연이나 의미가 있을 듯한데 그게 뭘까..
여지껏 궁금하다.
제단의 형태는 물론, 제단을 둘러싸고 있는 장식도 기존의 교회들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잘 모르지만, 그리스 정교의 향기가 폴폴~
내부 측면의 형태도 그렇고, 스테인드 글래스도 성당이나 교회에서 볼 수 있는 총천연색과 다르다.
예수나 마리아 상, 혹은 십자가가 아닌 주교 상이 있는 것도 독특하다.
천주교와 기독교의 십자가가 세로가 긴 직사각형인 반면,
주교 상 위의 십자가도 그렇고, 윗 사진 제단 벽과 천정이 맞닿은 지점의 십자가도 정사각형이다.
그리스 정교의 십자가가 가로 세로가 같은 정사각형 아닌가..
출입구 옆 내부에 있는 미니어처.
처음엔 정교하고 재밌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십자가에 대한 의문을 품고 다시 보니, 좌우 건물의 건축양식이 다르다.
이 미니어처에 이곳의 유래가 담겨있을 듯하다.
여기 누워 계신 이 분은 또 누구시며, 무슨 사연이 있기에 피부가 저리 닳을 정도로 스킨십이 이루어지는지...
그랑플라스 동남쪽의 브뤼셀 센트랄 역 남쪽으로 나오면
이런 동상이 보인다.
앞에 등지고 서 계신 분은 누구신지 모르겠고, 길 건너 말을 타고 계신 분은,
벨기에 왕국의 세 번째 왕으로 제1차 세계대전시 독일의 침공에서 벨기에를 지켜낸 알베르 1세.
알베르 1세 뒤 두 건물 사이의 예쁘고 큰 공원은 별도로 소개하기로 하고,
가운데 멀리 보이는 건물을 가까이서 보면 이렇다.
구글지도에 표기된 명칭은 Saint Jacques-sur-Coudenberg.
성 자크 구텐베르크 성당이라 표기되는, 건물 중앙부분 내부로 들어가 본다.
단순한 듯하면서도 화려한 느낌을 주는 이곳에서 우리가 방문하기 직전 어떤 행사가 있었던 모양이다.
입구에 음료수들이 비치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이 미니파티를 즐기 듯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아이들을 포함하여 사람들의 복장이 차려입은 듯해 보이는 걸로 미루어 아마 결혼식을 하지 않았나 싶다.
중앙 제단 좌우도 꽤 화려하다.
가까이서 본 중앙 제단도 고급스러운 세련미가 있다.
이외에도 그랑플라스를 중심으로 종교시설이 너무 많아 둘러보기가 감당이 안 된다.
2016년 독일의 작은 도시인 뤼벡에서도 너무나 많은 성당과 교회로 머리가 혼란스러웠는데,
옛날에는 인구도 적었을텐데 왜 이렇게 많지?
그것도 하나같이 대단한 규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