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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Aug 15. 2018

無知한 사람의 혼돈, 그리고, 성 미셀 성당



여행을 다니다보면 문화가 다르고, 관습도 다르고, 역사도 다르고,

또 시스템과 제도도 다르고, 종교도 달라 이것저것 헷갈리는 일이 많다.


내 경우, 그중 하나가 성당과 교회의 구분이다.
구글지도 표기의 Church는 일반적인 영단어 교회의 의미로 이해하지만,
성당의 경우, Dome부터 Cathedral 혹은 지역에 따라 -kerk(e) 등 다양한 접미사가 붙기도 해 명칭만으로도 헷갈린다.
더구나, 국내는 실물을 보면 교회인지 성당인지 어느 정도 판단이 서는데 비해, 유럽의 경우 외형만으로 구분이 쉽지 않다.

또 하나 대표적으로 곤혹스러운 게 명칭, 즉, 부르는 이름이다.
자세히는 다시 언급하기로 하고, 오늘은 간단히만.

Michael이 미국인의 이름으로는 마이클이지만, 성서에서 마이클 천사는 낯설다. 미카엘 천사다.
이 이름이 불어 영향권에서는 미셀로 바뀐다.

생튀베르 루아얄 갤러리를 두리번거리다 오른쪽으로 빠져 나가면 커다란 성당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유럽여행가이드에서 [성 미셸 성당]이라 소개하고 있는 이 성당이, 구글지도에는 이렇게 표기되어 있다.

영문으로는 불어식 Michel로, 한글로는 미카엘로 표기되어있다.

여행안내책자의 명칭까지 감안하면 이 성당의 이름을 나는 뭐라 표기해야 할까..

미셀 성당?  미카엘 성당?


또 어떤 참고자료에는 이 성당에 대해 이렇게 기술되어 있다.

"1047년에 처음 건립된 후 13세기에 새롭게 단장하여 고딕 양식으로 탈바꿈한 성 미셀 성당은

브뤼셀의 수호성인인 미카엘 천사장에게 헌정된 성당이다."

그럼 미카엘 성당으로 하던가..

천사 이름이야 고유명사니 어쩔 수 없지만, 성당 이름은 짓는 사람 마음이라는 건가..


뭐.. 어찌됐든, 이와 같이 부르는 방법의 차이 때문에 여행이야기를 하다 보면,

같은 곳을 다녀와서도, 보고 온 사람과 못 본 사람으로 나뉘기도 하고, 자기가 보고 온 게 맞다고 우기기도 한다.


여하튼, 왕실의 결혼식이나 장례식을 포함한 국가의 주요 행사가 이 성당에서 이루어질만큼

브뤼셀에서는 의미있는 성당이니 내부를 좀더 둘러보기로 한다.

이 정도의 천정과 기둥은 유럽의 성당에선 평범한(?) 수준인데, 왕실 행사가 집전되는 제단으로서는 참 간결하다.

양 측면에는 여러 의미가 담겼을 목조각과 함께 묵상기도를 올릴 수 있는 제대가 있다.


화려한 스테인드 글래스의 문양도 단순 모자이크가 아닌, 스토리가 담겼다.


어~? 당연히 출입구 상단에 있어야 할 파이프 오르간이 없는데,

의아해 살펴보니 긴 통로의 중간 옆 벽면에 있다.

측면에 있는 파이프 오르간의 울림은 어떤 느낌일지.. 



지하로 가는 계단도 있어 내려가려 하니 티켓이 필요하다.

로열 패밀리들이 안치되어 있다고. 벨기에 왕실의 무덤이라는 얘기.

왕실의 사후 모습은 어떤 것인지 궁금했지만, 유료까지는...

그보다, 제한된 시간의 여행자에게 시간은 모든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성당 밖으로 나오니 푸드 트럭이 성업중이다.

메뉴는 역시 벨기에의 대표 간식거리인 와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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