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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Aug 27. 2018

첫인상부터 범상치 않은 겐트  입성


브뤼헤(Brugge)의 여운을 간직한 채 겐트(Gent)에 도착하자마자

무임승차, 정확히는 무료승차의 즐거움을 맛보게 된다.


역에서 숙소로 가는 트램을 타려는데 정류장을 아무리 둘러봐도 티켓 발매기가 없다.

옆에 서있는 여학생에게 물어보니 운전기사에게 지불하면 된다고.

일곱 량으로 구성된 트램의 붐비는 세 칸을 가로질러 기사에게 다가가는 것도 간단치가 않다.

내리는 역을 알려주고 손바닥의 코인을 내밀며 얼마냐고 물으니, 얼굴을 한번 힐끗 쳐다보곤 됐단다.

보아하니 여행객인데 동전까지 꺼내 들었으니 무임승차 의도는 없어 보이고, 운전하기도 바쁜 차에 요금 주고 받는 게 귀찮았나보다.


유럽의 트램 운행을 보면 신기하다는 느낌이 든다.

같은 차선을 트램과 일반 차량이 함께 사용하는 1차선 구간도 많고,

사거리나 삼거리에 신호등이 없는 곳도 많은데, 어쩜 그리 원활하게 잘 돌아가는지.

도심 차량이 과포화 상태가 아닌 것이 기본적 이유겠지만,

트램이 정류장 정차시에도 뒤에서 조급함없이 기다리는 게 몸에 밴 습성이 그런 원활함의 또 한 요인인 듯하다.


벨기에만의 여행가이드가 아닌, 유럽 여행가이드에 소개되는 벨기에의 도시는 대개 브뤼셀과 브뤼헤다.

하나 더 포함된다면 안트워프(안트베르펜) 정도이고, 겐트가 소개되는 여행가이드는 흔치 않다.

때문에 브뤼헤에서 기차로 30분도 채 안걸리는 겐트에 발을 디딜 때까지만 해도 겐트는 브뤼헤보다 작은 중세 도시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古 건물의 규모가 엄청나다. 오히려 수도인 브뤼셀을 압도할 수준.


수시로 보이는 성당이나 교회가 거의 웬만한 실내체육관 수준의 규모임을 보며,

이 도시가 중세에는 상당한 권력자들이 지배하던, 꽤나 떵떵거리던 도시임을 짐작케 한다.


이건 또 뭔가..


첫인상부터 범상치 않은 도시, 겐트.

눈에 담기조차 버거운 이 도시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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