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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Sep 01. 2018

겐트의 힘을 보여주는 성당과 교회


그라벤스틴 城 꼭대기에서 겐트 시내를 바라볼 때 유독 솟아오른 세 건축물은 뭘까?

성곽 깃발에서 가까운 곳부터 하나하나 찾아가 보자.


[Saint Nicholas' Church]


건축 전문가는 아니지만 건축학적으로 연구대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섬세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건물이다.

대개의 교회나 성당이 겉문을 열면 바로 내부로 연결되는데 반해, 이곳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콘서트 홀과 같이 로비가 있다.

로비 안의 중문을 통해 실내로 들어가려면 티켓이 필요해 우린 로비 구경으로 끝냈지만 내부가 궁금하긴 하다.

Saint Nicholas' Church는 앞뒤가 상반된 컨셉이다.

전면이 전체적으로 각진 모습에 곡선의 기둥이 부가된데 반해, 후면은 디테일은 직선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둥근 곡선 느낌.

때문에 Saint Nicholas' Church는 stylish한 남성적 이미지의 앞 모습과 개성 강한 여성미의 뒷 모습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Saint Nicholas' Church를 지나면, 그라벤스틴 성곽에서 볼 때 가운데 우뚝 선 [겐트의 종루]가 이어진다.

[겐트의 종루] 앞 뒤 모습.


종탑에 오르는 엘리베이터가 있을 정도로, 보기에도 걸어 오르기에는 힘들게 보인다.

저기도 입장료는 8유로. 돈독이 올랐구나 싶기도 하지만, 안 그러면 통제가 안 돼 보존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드니 이해도 된다.

종루 뒷모습의 디테일도 아름답지만, 호기심과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종탑 부분.

종탑의 네 꼭지점에 길게 나와있는 이 봉의 용도는 무엇일까?

단순히 깃발이나 휘장을 드리우기 위한 용도는 아닐 거 같은데, 사방으로 어떤 기세를 발산한다는 상징적 의미인지..

철로 추정되는 저 봉이 내부에 어떤 형태로 고정됐는지도 궁금하다.


Saint Nicholas' Church와 겐트의 종루를 지나 150m 정도의 멀지 않은 거리에

이름에 의문이 있는 엄청난 규모의 성당이 있다.

성당 홈페이지에 [Sint-Baafskathedraal]로 표기된 이 성당은 영문의 백과사전에는 [St. Bavo's Cathedral]로 표기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 성당의 이름은 언어에 따라 성 밥스나 바프스, 혹은 성 바보스 성당이 되야 할 거 같은데,

구글지도의 한국어 표기는 다소 쌩뚱맞게 [성 브라보 성당]이다.

영문 알파벳만으로는 아무리 들여다봐도 브라보로 해석하기 쉽지 않다.


더 의아한 건 여행관련 앱에도 성 브라보 성당으로 표기된다는 거.

뭔가 다른 의미나 사연이 있는 건지..

이런 경우 난 명칭을 뭐라 해야할지 늘 고민한다.

여하튼, 이 성당의 규모는 엄청나다.

위성사진을 통해 앞서 소개한 성 니콜라스 교회와 비교하면 짐작이 갈까..

같은 scale의 지도에서 건물 앞뒤 길이도 차이가 나지만, 폭의 차이도 크다.

특히, 건물 후미 폭이 큰 차이가 난다. 마치 새끼 방개와 어미 방개로 비유될 정도.

방개로 비유했지만, 둘의 뒷 모습이 유사한 것도 재밌다.

기록을 보면두 건축물 모두 한번에 완성된 것이 아니라 수 세기에 걸쳐 증축됐다는데, 둘 중 하나는 표절?


성 브라보 성당(어쩔 수없이 편리한 명칭으로 간다)의 내부를 보면, 

잔디 그라운드를 둘러싸고 육상트랙이 있듯, 미사를 보는 중앙 홀을 둘러싸고 또 하나의 공간이 있다.

미사를 보는 중앙 홀을 둘러싼 공간. 

저 끝의 왼쪽으로 돌면 미사 공간 제단의 뒤로 돌아간다.

마치 성당 안에 또 하나의 성당이 있는 듯하다.

중앙 홀 외벽 여러 유형의 공간들.

이러한 공간들이 중앙 홀을 빙둘러가며 에워싸고 있는데, 지하에도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성 브라보 성당의 규모도 규모지만, 예수님을 비롯해 교황의 형상, 가문이나 지배자의 상징인 문양까지 가득 전시된 걸로 보아,

겐트가 벨기에 역사의 어느 한 시기에 엄청난 권위를 가졌던 도시였음을 알리는 듯하다.

동시에 그 권위의 중심이 성 브라보 성당이었고, 이 성당을 이끌었던 사람이 결국 이 도시의 실질적인 지배자였다는 생각이 든다.


Sint-Jacobskerk(성 야곱 성당?)는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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