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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Sep 14. 2018

유럽의 another 꼬맹이들


우리가 만난 유럽의 another 꼬맹이들.
얘네들을 만날 때마다 기약없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꼬맹이가 떠오르며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우리 꼬맹이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있을런지 하는...


(얘들 이름은 그냥 내 느낌대로 명명)

하이델베르크 성(城)에서 만난 하이델 지킴이 [무심이].

관광객을 피하지도, 그렇다고 가까이 다가오지도 않고,

그냥 그 자리에서 무심한 표정으로 관광객 수를 헤아린다.


홉펜지의 [시라소니].

외모는 삵의 카리스마를 풍기지만, 겁이 많은 순둥이.

엄청 경계심이 많아 멀리서 바라보는 걸로 서로 만족.


홉펜지의 매력묘 [삼색이].

손짓을 하니 멀리서 성큼성큼 달려와 엉덩이를 내주고는

몇번 쓰다듬고 나니 시크하게 돌아가는 쿨가이다.


우리를 반긴 블랙과 화이트가 반씩 섞인 [반반이].

똘망똘망한 눈부터 간지나는 외모의 도도묘(猫)지만,

자기가 먼저 달려와 등을 내줄만큼 사교성이 넘친다.

급기야는 백허그까지 허용하는 로맨틱 캣.

헤어진 후 우리의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던 눈길이 찡했다.


그헝빌르 골목 화랑을 지키는 [아티].

고뇌하는 예술가의 표정으로 자신의 가이드가 필요한 고객을 기다리는 듯하다.


풍성한 꼬리 털이 매력적인 오슬로의 [디오].

목에 치장된 장식을 보면 애초 길냥이는 아닌 듯한데, 남루한 모습으로 마치 디오게네스처럼 느긋하게 햇볕을 즐기고 있다.

꼬리를 바짝 세우고 가만 있는 걸 보면 사람의 손길이 싫지 않은가 보다.


함부르크의 [루크].

밖을 내다보는(look) 모습과 도시 이름의 끝 두 글자를 결합한 네이밍.

집안에만 있어 밖을 동경하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집 밖보단 집 안이 낫단다~~


그 시간 우리의 꼬맹이는 빈집털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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