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의 예의와 배려

모임에도 기본 의무가 있다

by 강하

해마다 연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수첩과 다이어리를 번갈아 들여다보며 일정 짜기에 골몰한다.
송년모임과 신년모임 등 이런저런 모임이 많기 때문이다.
1년 내내, 언제 한번 보자던 쉬운 말 한마디를 못 지킨 죄의식과 압박감으로 1년을 마무리하며 시간에 쫓겨 초읽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그러다 보니 여러 모임 중 일정이 겹치는 경우도 다반사인데, 그럴 경우 어디를 가야 하는가를 선택하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학교 동창 모임, 현재 같이 일 하는 동료 모임, 예전에 같이 일했던 동료 모임, 개별적으로 친분을 나누는 모임, 게다가 동호회와 같은 각종 친목모임까지 합하면 정신이 없을 정도.
정신만 없는 게 아니라, 몸도 탈이 날 지경이니, 몸 관리, 특히 일정 관리를 잘 해야 한다.

그러니, 일정 중에 구분이 필요하다.

꼭 참석해야 하는 모임 (본인이 주도하는 모임은 빠질 수가 없다), 나 하나쯤은 안 가도 표가 안나는 모임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인 모임인 이런 모임은 대개 안 가게 된다), 그날의 컨디션을 보고 결정하는 모임.

연말에 가장 바쁜 사람은 총무나 간사로 일컫는, 각 모임의 연락책을 맡은 사람이다.
장소를 선정하여 연락하고, 참석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나마 요즘에는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이용할 수 있으니, 종전처럼 일일이 전화를 하는 고생은 덜었지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귀찮은 건 사실이고, 특히, 예약관계로 예정 참석인원을 확인하는 게 여간 골 아픈 게 아니다..


아무 말도 없다가 불쑥 나타나서는, 실실 웃으며 "내가 빠질 사람이냐..", 혹은 "나야 별일 없으면 나오잖아.." 하는 게 자신의 주가가 올라갈 거라고 착각하며 생색내는 사람.
반대로 나온다고 했다가 모임 직전에 전화로 "꼭 가려고 했는데.." 하며 빠지는 사람. 그리고, 아예 아무 응답 자체가 없는 사람.


이 사람들은 그나마 낫다.
제일 대책 없는 경우가 참석한다 해놓고 아무 말없이 안 오는 사람이다.

총 동문회 등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모임에는, VIP가 아닌 이상 일일이 참석여부를 알리지 않아도 무방하다.
하지만, 중소규모의 모임에는 꼭 참석여부를 알려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모임 구성원으로서의 기본 의무이자, 전체를 위해 수고하는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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