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칭으로 본 권위주의

by 강하


늘 궁금했다.
국세청장, 경찰청장, 병무청장, 산림청장, 소방청장, 방위사업청장, 문화재청장 등등 정부부처 산하 외청장이 많은데,
왜 유독 법무부 산하 외청인 검찰청의 수장은 검찰청장이 아닌 검찰[총]장인가.
아울러, 똑같은 외청 임에도 왜 유독 대검찰청은 [대]라는 접두사가 붙을까.


사법부와의 균형이라는 명분으로 법원 직제와 맞추다보니 그리 된 듯한데, 어차피 대법원장과 대검찰청장이 동격이 아닌데 호칭에서부터 겉 멋이 잔뜩 들어갔고, 어깨에 힘이 확 들어갔다.
그러니 행정부 내에서 자기들은 뭔가 특별한 조직인 양 스스로도 위계가 헷갈린다.
차제에 그것도 새로이 정립할 필요가 있을 듯.

권위는 개인의 내적 충실과 시스템에서 나오지만,
권위주의는 호칭에서 나온다.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아 팩트는 모르지만,
사극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당시의 관료들은 상위 직급자의 호칭에 [님]을 붙이지 않는다.
[대감]이라 호칭하지 [대감님]이라 하지 않는다.
지금의 관료들이 부처 장관에게 [장관님]이 아닌 [장관]이라 부른다는 걸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조직의 위계는 어쩔수없이 수평적 관계가 아닌 수직적 관계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앞섰다는 서구의 경우 상사에 대한 호칭은 자유롭다.
이런 호칭이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형성한다.
우리 선조들도 적어도 호칭만큼은 종속 개념이 아닌 횡적 개념이었다.

전에 이런 생각을 했었다.
영어의 President가 대통령 총장 의장 회장 등 다양한 직책에 활용되는 반면, 한자어의 대통령은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위한 호칭이다.
각각의 한자어 대(大)와 통(統)과 령(領)이 그렇다.

오직 한 사람만이 크게 거느린다.

그러니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될 수 밖에 없다.


각 단위조직의 책임자에게 장(長)이란 칭호를 붙이 듯, 나라를 책임지는 자리는 國長이라 하고,

검찰총장도 검찰청장이라 하면 권위주의 색채가 훨씬 줄어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