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창의적 부모인가?

화분이 커야 뿌리가 튼튼히 자리 잡는다

by 강하

[질문 1] 고가의 전자제품을 아이들이 갖고 놀려할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1. 이것저것 기능을 설명해주며 해보라고 한다.
2. 내버려 둬본다.
3. 어~~ 그거 잘못 건드리면 고장난다며 뺐는다.


[질문 2] 아이들이 전자제품을 사 달라고 할 때 어떻게 반응하는가?

1. 기능 복잡한 거 사봐야 쓰지도 않을 테니 간단한 걸로 사라고 유도한다.
2. 기능 복잡한 걸로 사준다.


[질문 3] 전반적으로 아이들이 뭔가 새로운 일을 할 때 어떻게 하는가?

1. 적극 장려한다.
2. 장려까지는 안 하더라도 간섭은 안 한다. (묵시적 동의일 수도 있고, 무관심일 수도 있음)
3. 가급적 말린다.


위 세 가지 질문만 갖고도 대충 답은 나온다.


아이들이 어릴 때 광학카메라를 가지고 놀다가 떨어뜨려 렌즈가 깨지고 고장 난 적이 있었다.
그 이후 가급적 아이들이 민감한 성능을 가진 전자제품에 가까이 하는 걸 꺼려 왔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이들이 하는 컴퓨터 게임이나 조작법 중 내가 모르는 것이 많아지는 걸 느낀다.

많은 부모들이 자기 자녀들이 창의성을 갖기를 바란다.
그러면서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 쓸데없는 짓(생각) 하지 말고 가서 공부나 해라.'
김건모도 어린 나이에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오죽하면 이런 노랫말을 썼을까...

그러면서 그 아이를 창의력 증진 학원에 등 떠밀어 내보낸다.

가장 좋은 창의력 증진 방법은 하고 싶은 걸 하게끔 해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 옛날 몇십만 원짜리 카메라가 비록 고가였다고는 하지만,
그 때문에 우리 아이들의 창의력 발달이 얼마나 저하됐을까... 생각해보니
내가 참으로 어리석었던 부모였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휴대폰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가급적 자기들이 욕심내는 걸 사준다.
대신 조건을 붙인다. 그 휴대폰에 있는 기능을 다 소화해서 활용한다는 조건으로.
전자 전기 [공학]에는 관심이 없더라도, 전자 전기 [놀이]에라도 관심이 있다면
아이디어는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이들에게 늘상 입버릇처럼 하는 얘기가 있다.

' 옛날엔 공부 못하는 사람이 할 수 없이 딴 것을 했지만,
이제는 아무 재능도 없는 사람이 할 수 없이 해야 하는 게 공부다.'


김연아나, 임요한이나, 보아를 보면서
배짱 없고 비전 없이 내 시대의 관행에 의해 아이를 키워온 부모의 한계를 절감했다.

화분이 커야 나무가 뿌리를 튼튼히 내리는 법인데, 우리 아이들이 굵은 뿌리를 내리기에
나의 그릇이 너무 좁았다는 후회와 반성을, 이미 훌쩍 커버린 아이들을 바라보며 뒤늦게 많이 했다.

그나마 자기들의 개성을 홀로 살려나가는 아이들이 고마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