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오죽했을 마음을 아시는지..
"오죽하면 이 엄동설한에 경제인들과 국민들이 거리로 나섰겠나"
경제단체가 주도하는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법안 통과 촉구 1천만 서명운동에 동참한데 대한, 비통한 심경을 담은 대통령의 변이다.
경제인이라 하면 근로자보다 고용주를 지칭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인이 앞장 섰다는 것은 법안 내용이 아무래도 근로자보다 기업의 이익에 우선한다고 보는 게 보편적 시각이다.
근로자 권익을 위해서 노동개혁 법안 통과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꾸준히 역설하면서도 그간 근로자들이 거리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불편해 했던 대통령이, 엄동설한에 친히 경제인이 주도하는 서명운동에 동참한 걸 어찌 해석해야 할까.
그동안 오죽했으면 거리에 나왔던 수 많은 서명운동에 아랑곳 없던 대통령의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동참한다"는 말 속에서
대통령이 인지하는 국민의 범주가 우려되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작년 희망펀드가 생각난다.
대통령이 희망펀드에 가입하면서 총리를 비롯해 국무위원들이 줄줄이 따라 나선데 이어, 급기야 금융기관 직원들까지 가입 부담을 주지 않았던가.
이번에도 대통령 서명운동 참가 소식에 이어 총리와 장관들의 서명 참여 소식이 들리는데, 기업체 직장인들에게 까지 영향이 미치는 건 아닌지..
제도권에서 실행할 수 있는 아무 권한이 없는 계층의 마지막 의사표현 수단마저 대통령이 가져가며 언론을 집중시키면 일반 국민에게 남은 건 이제 1인 시위 밖에 없는 듯하다.
사족 : 엄동설한에 서명자들이 줄지어 서있는 것도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았지만, 기왕이면 남들과 같이 줄을 섰더라면 모양이 더 좋았을텐데, 서명대 한 줄을 통째로 비워 놓느라 다른 서명 대기자들이 얼마나 추위에 떨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