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뜻밖의 푸쉬 알람을 받았다.
이미 오래 전부터 사실상 방치상태로 있는 티스토리 블로그에 누군가의 댓글이 달린 것이다.
믿기지 않았다.
나름대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그토록 찾았던 친구로부터 온 댓글.
1976년 미국으로 이민 간 후 귀국시마다 만나곤 했지만 내가 신혼초 만난 걸 마지막으로 38년간 소식이 끊긴 친구.
지금처럼 핸드폰이 있던 시절도 아니고, 이메일 등 온라인 메신저가 활성화된 시절도 아닌, 이사 등으로 집 전화번호가 바뀌면 연락이 끊기던 시대였다.
이 친구를 찾기 위해 오랜 기간 나름 온갖 노력을 다했다.
이 친구 모교 동기 카페에 들어가 묻기도 했고, 1995년 워싱턴 D.C에 들렀을 때 한인회 명부를 뒤지고 다니기도 했고,
미 영사관에 파견나간 다른 친구에게 부탁도 해봤다.
그리고, SNS가 활성화되면서 블로그에 이 친구를 찾는 포스팅은 물론,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에서 이름 검색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봤으나 찾지를 못했다.
사실상 재회를 포기한 친구에게서 38년 만에 연락이 오다니..
친구가 남긴 댓글을 보면서 믿기지 않았다.
'이게 뭐지...? 이거 건휘가 맞는 거야..? 현실맞아?'
해킹에 의한 피싱이 아닌가 의심하면서도, 내가 이 친구 특유의 중저음 음성을 선명하게 기억하기에, 한 마디만 들으면 알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댓글에 남겨진 국내 핸드폰 번호로 전화를 했다. (아마 미국 전화번호만 남겼다면 피싱이 의심스러워 시도를 안 했을 거다.)
"여보세요~" 핸드폰 저 너머 들리는, 내가 기억하고 있는 정말 오랫동안 잊지 못하고 듣고 싶었던 중저음 맞다.
"건휘? ... 야 이 새끼 건휘 맞구나.." (난 아무리 가깝고 허물없는 친구라도 새끼라는 표현을 절대 쓰지 않는다. 그런데, 너무 반가운 나머지 얼결에 '새끼'라는 단어가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잠시 상대가 머뭇거리는 듯한 공백에 '아닌가..' 하는 실망이 언뜻 다가오는 듯한 순간 들려온 "상범이구나~"
다음 날, 친구를 만나러 가는 드라이빙은 설레임 충만한 시간이었다. 오전 10시에 만나 영업시간이 끝나는 밤 9시까지의 11시간은 38년 서로의 지난 세월을 나누기엔 너무도 짧은 시간.
생전에 만나길 포기했던 그리던 얼굴이 벚꽃처럼 다가온 2022년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