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개인의 취향과 기호에 따라 다르겠지만, 유럽여행의 우선순위는 서유럽 〉동유럽 〉북유럽이고, 서유럽을 여행하고자 하는 여행자들에게 이태리와 프랑스는 기본 코스다. 기본 코스를 거치면 스페인,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 등이 다음 목적지로 이어진다. 포르투갈은 동유럽과 북유럽을 포함하더라도 약간은 후순위다. 이런 이유는 아마도 포르투갈의 지리적 특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대륙에 위치한 유럽 대부분의 나라는 지리적으로 여러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반면, 유라시아의 제일 서쪽에 있는 이베리아 반도에서도 또 서쪽 끝에 위치한 포르투갈은 스페인에 둘러 쌓여 다른 유럽 국가와 격리되어 있다. 포르투갈의 북쪽과 동쪽은 스페인이고 서쪽과 남쪽은 대서양이다.
때문에 포르투갈 여행은 보통 스페인 여행시 짬을 내어 건너갔다 온다는 느낌인데, 포르투갈의 주 관광지가 포르투갈 서부에 있어 이동시간 등을 고려하면 스페인에서 건너갔다 오기도 쉽지는 않다. 스페인에 워낙 유적지가 많아 그 시간에 스페인의 다른 도시를 돌아보게 된다.
때문에 포르투갈만 4주를 다녀왔다 하면 다들 놀라며 의아해 한다.
"포르투갈만? 왜?" "거기 그만큼 다닐 데가 있어?" "아깝잖아.. 그 시간에 다른 곳을 가지."
뭐.. 대충 이런 분위기.
2001년 유럽 배낭여행시 리스본과 인근 도시를 짧게 거친 적이 있었다. 그 짧은 순간의 인연에도 왠지 모르게 이 나라가 참 순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서쪽 끝이라는 표지탑이 있는 카보 다 로카의 절벽에서 지중해를 바라보며 '후에 아내와 함께 여길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때 내 기억 속의 기약, 다수와는 다른 것에 관심이 가는 평소 나의 마이너 취향과 함께 그 순박함이 물들기 전에 깊게 보고 싶다는 조급함이 어우러져 계획된 Only Portugal Car Travel.
계획을 세우며 고민됐던 지역이 있다.
아조레스라고도 불리는 아소르스 제도와 마데이라 섬, 그리고,라고스와 파고가 있는 남쪽 끝 지역.
아소르스 제도와 마데이라 섬은 포르투와 리스본에서 비행기로 2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두 곳 모두 소요시간과 경비, 그리고 그곳에서의 액티비티를 감안하면 1박 2일이나 2박 3일로 다녀오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곳이다. 한 곳에만 최소 5일 이상이 더 필요해 어쩔 수 없이 패스. 남부의 라고스도 관광지라기 보다 전형적인 휴양지라 휴양이 목적이 아닌데 굳이 이동시간을 소비할 필요가 없다 싶어 효율성을 감안하여 제외.
그런 기조로 선정된 코스
서쪽의 리스본에서 출발하여 동서를 지그재그로 오가며 북상하여 포르투에 도달하는 로드맵이다.
그리고, 이 동선에 맞춰 26일간 27개 지역을 돌아보는 일정을 잡았다.
리스본 IN - 포르투 OUT 코스인데, 포르투갈 직항로가 없어 어차피 경유를 해야 하기 때문에 파리에서 며칠 머물며 딱 한 달을 채운 일정이 됐다.
평균 1일 1도시를 보는 격이니 수박 겉핥기라 할 수도 있으나, 달리 보면 몇몇 도시에 치우치지 않고 여러 곳을 돌아보며 포르투갈이라는 나라를 조금 더 다양하게 볼 수 있을 거 같고, 그 다양성이 또 다른 의미의 깊이가 될 수도 있을 거라 나름 의미 부여를 해본다. 그래서인지 여러 나라를 도는 것보다 더 설레기도 했다.
여행자 중 포르투갈에서 4주 가까이 보낸 사람이 얼마나 될까..
포르투갈 27개 도시에 발을 디뎌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 자부심으로 Go ahead~~
■ 사족 :
2019년 유럽 배낭여행을 다니며 돌아본 곳 중 언젠가 아내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곳이 4군데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