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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Dec 01. 2024

유붕이 자원방래하니 불역락호라..

有朋 自遠方來 不亦樂好


1976년 미국으로 이민 간 후 1984년에 방한하여 마지막으로 만난 후 어느 순간 연락이 끊긴 소중한 친구가 있다. 그때는 휴대폰은 물론 이메일 등 온라인 통신수단도 없었고 국제우편의 의존도가 높았던 시절이라 이사를 가며 집 주소와 전화번호가 바뀌면 연락이 끊기던 경우가 잦았다.


그 친구를 찾기 위해 그 친구 모교 동문회에 연락도 해보고, 직장시절 미국 출장으로 그 친구 거주지역을 잠깐 들렀을 때 짬을 내어 지역 한인회 명부까지 검색하는 등 오랜 기간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글로벌 소셜 미디어가 확산되면서 내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소셜 미디어에 이민 가기 직전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그 친구와의 인연 스토리를 올리는 등 백방으로 수소문을 해도 행적을 알 수 없었다. 우스개 표현으로 사연을 모르는 제삼자가 보기에는 '돈을 얼마나 떼였기에 저리도 찾고 있나' 싶을 정도로 찾았는데, 포기 상태로 있던 2022년 봄 38년 만의 극적 상봉을 했다.

2022년 38년 만의 재상봉

미국에서 지인으로 부터 "한국에서 누가 당신을 찾고 있는 거 같다"는 이야길 전해들은 친구가 한국에 일이 있어 들어오면서 내게 연락을 한 것이다. Social Media의 전파력에 감탄했던 순간이었다.

그때의 감정은 뒤로 미루고, 그 친구가 2년 반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친구가 비즈니스로 지방에 다녀온 날을 제외하곤 거의 매일 만났다. 친구 숙소에서 함께 1박 하며 정담도 나누고, 남대문시장, 광화문광장과 인사동, 남한산성 등을 다녔다. 실로 몇 년 만에 노래방도 찾았다.


속초 강릉으로 1박2일의 짧은 여행도 다녀왔는데, 600km 이상의 드라이빙이 전혀 피곤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함께 하는 시간 내내 웃음이 멈추는 시간이 없을 정도로 워낙 결이 비슷하고 유머 코드가 잘 맞는 친구다.


다음에는 겨울에 들어와 눈을 보고 싶다던, 신앙심 깊은 친구의 소망을 미리 들어주셨는지 지난 화요일 밤부터 이틀간 내린 폭설로 인한 항공사 사정으로 수요일 출국 예정이던 친구가 금요일 떠났다.


폭설이 선사한 서비스 데이로 인해 친구의 방한 마무리를 석촌호수의 설경과 함께 할 수 있었다.


잘 가라 친구야~ 함께 한 시간 더없이 즐거웠다.

다음 만남도 유쾌할 수 있도록 서로 건강 잘 유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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