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요즘 내 얘기
나는 뜬구름 잡기를 좋아한다.
나는 평생 뜬구름을 잡으려 시간을 낭비할 테고,
그 과정이 좀 서글프더라도 무의미한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지금 쓰는 글도 그렇다.
브런치라는 거창한 플랫폼에 안 어울리게 그냥 내 얘기를 하고 싶어졌다.
나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궁금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
나는 직접 말해주는 사람이 못되니까 이 밤을 빌려 몇 자 끄적이는 그런 거 아니겠어?
얼마 안 지나서 또 이 글쓴이는 금세 부끄러워져서 이 끄적임을 지워버리고 말 테지만.
1.
삶은 애석하게도 시공간의 연속이다. 내가 겪어온 모든 흔적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그것은 내일의 나와 절대 무관하지 않다. 이제껏 내가 해온 선택은 새로운 선택을 열어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철저히 제한하기도 하니까. 내가 해 온 선택이 당장의 선택 -특히 요 며칠- 을 너무나 제한하고 있지만,,,
하마구치 류스케는 우연을 '마법보다 더 불확실한 것'이라고 했지. 나는 그것을 믿어보기로 했다.
여전히 선택할 것이고 그것이 우연을 만나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기도도 해야지.
지금은 이해가 전혀 안 되겠지만 언젠가 이런 나도 이해해주길.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
2.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지
예견된 죽음을 직감하고도 싸우기로 결정한 헥토르일까. 또는 호밀밭의 파수꾼일까.
아니면 파우스트처럼 구원받고 싶은 걸까
빈지노의 스모킹 드림즈를 들으며 마냥 이 혼란을 위로받고 싶은 잼민이 일지도 모르지.
맞아 나는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다. 그리고 <스카페이스>의 알 파치노의 배짱도 갖고 싶다.
간절히 주고 싶고. 갖고 싶지만. 그것은 쉽지 않고
되고 싶은 사람은 아직도 되지 못했다.
매번 나의 행동은 나의 진실된 마음을 대변하지 못하니까! 말하자면 안경쓴 샌님이니까?
그러니까 오늘을 잘 살아내야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게 지금은 아니야.
윤동주의 말처럼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정작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면서
마냥 글만 끄적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잠이 안 오니까 권정열 노래를 들어야겠다.
내가 스토커라는 말은 아니고, 가진다는 말은 좀 그러니까 열심히 할게라는 뜻이지.
아니 다 아니고 이 말이 하고 싶은 걸지도?
: 나도 알아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3.
부끄러움이 많아서 나는 금세 서래처럼 구덩이를 파고 싶어졌다.
일 년 뒤. 그러니까 내년 7월의 나는.
여전히 일까 마침내 일까.
적어도 이렇게 찡찡대진 않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