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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fa Jan 27. 2022

도움 될 자기 계발서를 알아보려면

『쓸모 있는 생각 설계』에 소개된 생산성의 세계지도를 먼저 보자

자기 계발서는 구명튜브다.

디자이너로서 아이디어를 눈에 보이거나 손에 잡히는 결과물로 만드는 시간엔 몸에 나쁜 카페인, 니코틴, 알코올, 맵고 짜고 단것들을 들이붓곤 한다. 동시에 나를 행복하게 하는 잠, 친구들과 나누는 시간, 운동하는 시간은 줄인다. 좋은 결과를 내려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고생이라는 생각부터 바꿔야겠지만... 그렇게 고생한 결과물이 빛을 발하려면 기획을 탄탄하게 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소통법과 사고법에 집착하며 끊임없이 자기 계발서를 찾는다.




지푸라기를 잡을 것인가 튜브를 잡을 것인가?

자기 계발서는 유행을 심하게 타고 같은 말을 반복한다고들 한다. 나도 사소 쿠니타케의 『쓸모 있는 생각 설계』 (2020)을 읽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불안하니까 잡히는 대로 읽었던 내게 이 책이 의미 있는 이유는, 생산성을 평가하거나 높이기 위해 쓰이는 다양한 툴들을 네 가지 사고 사이클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그 분류를 본 뒤론 지천에 널린 자기 계발서가 어떤 목적으로 쓰였는지 판단할 수 있게 됐다. 더 좋은 건, 내가 마주한 고민이 어떤 류의 고민인지 파악하기 쉬워져 도움을 찾기 수월해졌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사고의 영역은 크게
개선 사고, 전략 사고, 디자인 사고로 나눌 수 있었다.
그런데 비전 사고는 그것들과는 전혀 다른 제4의 사고다.

사소 쿠니타케, 『쓸모 있는 생각 설계』에서


저자의 기준에 따르면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고법과 미래 비전을 찾기 위한 사고법이 있다. 다른 축에는 이미 있는 것 '1'을 'n'으로 늘리는 사고법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사고법이 있다. 이 두 축의 조합에 따라 각각 다른 네 가지 사고 사이클이 있다는 것. 그래서 내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어느 사이클에 있냐에 따라 거기에 맞는 주제를 다룬 자기 계발서를 읽으면 훨씬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나의 고민과 한 책에서 제시하는 해결법이 다른 부류의 사고법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걸 알게 되면 읽던 책을 과감하게 덮을 용기가 생긴다. 지난가을, 비전공자로 실내건축설계 대학원에 입학해 생애 첫 크리틱을 앞둔 시기였다. 그동안 이기기 위한 싸움만 했지, 디자인을 발전하기 위한 크리틱은 처음 앞둔 게 걱정돼 라이언 홀리데이의『돌파력』과 이언 레슬리의 『다른 의견』을 빌렸다. 내 주장이나 가치관에 동의하지 않는 상대를 마주했을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핑퐁에 임해야 하는지 설득력 있게 주장한 건 『다른 의견』이었다. 원작 제목은 "Conflicted"인데 번역을 책의 결에 맞게 참 잘했다. 


당시 의욕은 넘치던 시기라 동기부여 문구로 가득한『돌파력』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고, 미련 없이 책을 덮고 작업에 시간을 더 쏟았다. 『다른 의견』이 『돌파력』 보다 나은 책이라는 게 아니다. 불타던 의욕이 꺼졌을 때, 한없이 무기력해질 땐 주저 없이 『돌파력』을 다시 찾아 읽을 것이다. 그땐 지푸라기였지만, 언제든 튜브가 돼 내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책이라 믿는다.



매일 아침 15분, 나를 들여다본다.

『쓸모 있는 생각 설계』후반부는 비전 사고법을 키우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나는 "매일 아침 생각 쓰기"를 2022년을 맞아 25일째 매일 하고 있는데, 15분 동안 새벽에 일어나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들을 손으로 적다 보면 감정 정리가 가장 먼저 되고, 그다음 그 감정을 지키거나 해소하기 위한 방법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머릿속이 훨씬 쾌적해지는 기분이다. 이유 없이 쉽게 짜증 나고 집중을 방해하던 것들이 뭔지 알고 나니 해결하기도 쉬워졌다.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 추천받은 리추얼이기도 한데, 이 얘기를 나누면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을 주변에서 자주 언급했다. 다음에 읽을 책이 정해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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