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사이좋게 지내자.
'포근한 반' 중 포근한 반이 되기 전? 그 해 초부터 어린이집을 미리 다녔던 친구가 있었다.
얼굴이 새하얗고 쌍꺼풀이 짙게 있어서 남자아이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예쁘게 생긴 친구였다. 인형 같았다.
그 친구는 기존에 있던 선생님과 적응기간을 거치고 새 학기를 시작하며 반을 옮기기로 했는데,
전에 담임을 맡았던 선생님이 퇴사하기 전까지도 엄청난 걱정을 했었다.
낯을 많이 가리는 데다가 워낙 그 선생님과의 애착관계가 단단하게 형성이 되어서
그 어린이집에 있는 어느 보육교사들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하였고
행여라도 눈이 마주치면 "으엥~~~" 하고 울음을 터트렸기에
통합보육시간이 와도 자기 담임 곁에만 있으려고 했던 아이라고 했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ㅇㅇㅇ선생님 껌딱지(=이하 껌딱지)"라고
다른 선생님들도 맨날 '자기 껌딱지 오늘 결석이야?' 하고 묻는다고
얘기를 하셨는데, 나는 절대 웃음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나는 얼굴이라도 익혀둬야겠다 싶어 그 아이한테 한 번이라도 더 눈길을 주고
친해지기 위해 일부러 한 번씩 인사를 했었다.
가끔 일부러 손가락 끝으로 터치를 하면서 장난을 걸기도 했었다.
그때마다 그 아이는 울음을 터트렸고, 당시 담임에게 더 파고들었다.
뭔가.......... 첫 단추부터 아주 큰 난관을 만난 것 같았다.
그 친구가 울음을 터트려서, 그 모습을 당황한 나를 보고
"그래도 또 모르는 거야. 이 작은 아이들도 자기가 살아가려고 적응을 해요
아마 지금은 저 선생님이 있어서 더 저러지, 새 학기 되면 선생님 껌딱지가 될지도 몰라
벌써부터 그렇게 당황하고 걱정할 필요 없어"
뭔가 그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근데 나한테 적응 못하면 진짜 어떻게 해야 하지?'
'자기 일 아니라고 저렇게 얘기하는 건가?'
하며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 껌딱지 어린이가 원감님한테는 그나마 경계(?)를 안 한다는 것.
"ㅇㅇ이가 우리 반에 적응 잘할 거야, ㅇㅇ이가 울면 내가 일단 먼저 적응할 수 있도록
잘 케어해 볼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하도 걱정을 해서일까, 원감님은 껌딱지 친구를 자기가 케어하겠다고 했다.
정말 그 말을 들으니 뭔가 든든해졌다.
3월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몇몇은 그래도 나를 봤다고 낯을 가리지 않고, 환하게 웃으며 등원을 하였다.
뭔가 어수선하긴 했지만
다행인 것은 신입원아들이 없어서 적응기간이 별도로 필요 없었다.
드디어 껌딱지 친구가 등원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