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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괜찮아 Apr 20. 2023

원더 (Wonder)

평범치 않은 외모를 가진 평범한 소년 어기의 성장기 


이 책은 책의 내용이 궁금해서 들쳤다가 놓지를 못하고  읽어 내려간 책이다.  간단하게 평범하지 않은 외모를 가진 평범한 소년의 이야기이다. 청소년 소설이다. 2012년에 발간되었으며 2017년에는 영화로도 상영되었다. 많은 매체에서 뽑는 베스트셀러로 꽤 오래 머물렀다. 미국에서만 5백만 부 이상이 팔렸다고 한다. 그리고 다양한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책의 저자는 R. J. Palacio인데 그녀는 작가이자 디자이너이다. 여러 권의 청소년 소설을 썼는데 그중 원더가 가장 유명한 책이 되었다. 



ㅣ평범하지 않은 외모의 어기 

이 책의 주인공은 어거스트 ('어기'라고 보통 편하게 부름:  August /Auggie Pullman)이다. 그의 나이는 10살. 맨해튼에 산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얼굴이 뭉개지는(disfigure) 병, Treacher Collins Syndrome (트리처콜린스 증후군) , 이 있어 그의 얼굴은 평범하지 않다. 이미 어려서부터 많은 수술을 받았지만  그래도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모두 놀라거나 여러 번 쳐다보는 상황을 늘 부딪힌다. 처음에는 여기에 묘사된 모습이 상상이 안되어서 구글링을 하니 좀 짐작되었다. 아래는 영화에 나온 어기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한 사진들이 좀 있다.



 이러한 어기의 특수성으로 인해 어기의 부모님들은 홈 스쿨링을 하지만, 어기가 커감에 따라 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야 한다는 소망에 그를 배려를 해주는 사립학교로 보내기 시작한다.  거기서 겪는 어기의 학교 생활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당연히 놀리는 다른 학생들, 그리고 그 와중에 어기의 친구가 되는 아이도 있다. 어기는 모든 상황에 기뻤다 슬펐다 하지만 그는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평범한 그 나이 또래의 아이로 살아가려 노력한다.  마지막은 어기가 용감한 행동으로 친구들을 구하게 되고 친구들의 인정을 받는다. 



이 책은 화자가 장마다 바뀌는 옴니버스 방식의 책이다.  어기, 그의 누나 올리비아(Olivia), 그리고 그녀의 친구 미란다 (Miranda), 그녀의 남자 친구 저스틴 (Justin), 그리고 어기의 친구  서머(Summer),  잭(Jack), 등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점이 이 책의 좀 더 깊이 있게 만들고  현실감  다가오게 한다. 


영화 포스터


ㅣ 외모와 상관없이 귀여울 수 있다

어기는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지 알고 있다. 일단 경악을 하고 피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그래서 그는 스타워즈의 헬멧을 쓰고 다니기도 하였다.  워낙 어려서부터 수술도  많이 하고 주변의 반응을 익히 알고 있는 터라 어기는, 물론 기가 죽기는 하지만, 이제 외부의 반응을 수용한다. 대부분 학교 학생들이 어기를 '귀신'이라 하고, 같이 있으면 전염병에 걸린다고 하며 멀리하지만, 소수의 친구들이 있음으로 어기의 학교생활을 가능해진다. 이러한 친구와 가족으로 인해 어기는 10살의 소년 어기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Summer와 Jack이 그런 친구이다. Jack은 처음에 의무감으로 시작한 듯 하지만 Summer는 먼저 적극적으로 친구가 되어준다.  그녀는 그를 도와주려 친구가 된 것이 아니고 그가 귀여워서 친구가 되고자 한다.  


예전에 장애인을 둔 부모님들을 위한 시를 읽은 적이 있다. 내용은 ' 원래 파리로 갈려고 했지만 네덜란드에 정착했으나 실패했다고 생각하시지 말길,   네덜란드도 또한 매우 아름다운 곳이 많으니 즐기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네덜란드의 아름다음을 정보 및 노력을 통해 아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처음부터 이곳의 아름다음을 몸으로 바로 느끼는 사람이 있다. Summer는 후자에 속하는 사람이다. 그녀를 대표하는 단어는  'cool'하다는 것이다. Cool한 그녀는 주변에서 뭐라 하든 Auggie가 귀엽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충실하다. 그래서 11살의 소녀 Summer는 예쁘다. 


ㅣ 장애자를 둘러싼 일상 

내가 이 책에서 가장 마음이 갔던 캐릭터는 어기의 누나 올리비아 였다. 동생에 대한 친구들의 반응에 힘들어하지만 그녀는 내색할 수 없다. 그런데 부모님들은 동생에게만 관심을 기울인다. 겉으로는 여전히 착한 딸이고 누나이지만 동생으로 인해 그 나이 또래가 부릴만한 짜증도 조심스러운 올리비아이다. 그녀가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 또한 점점 멀어진다. 그녀는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을 못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그녀는 영혼이 자유로운 저스틴으로부터 많은 위로를 받는다. 


이 책은 장애인을 둔 가족이 가장 화목할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준다.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가 울고 있는 것이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그 눈물로 인해 가족은 평안함을 유지한다. 


ㅣ 각자 자신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고 있다 

좀 흥미롭게 보인 부분은 올리비아의 친구 미란다이다. 그녀는 올리비아 친구였으나 어느 날 올리비아로 부터 멀어진다. 그녀의 부모는 사이가 좋지 않아 이혼을 하려 한다. 이러한 미란다에게는 자식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올리비아의 부모님들이 부럽고 그의 가족의 화목함이 부럽다. 그래서 서머 캠프에서 그녀는 마치 어기가 자신의 동생인양 떠벌인다. 그리하여 다른 친구들의 동정심을 받게 되고 쉽게 친구가 된다. 그래서 올리비아와 소원해지지만 나중에 연극을 같이 연습하면서 다시 관계를 복원한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시선으로 주변을 해석한다. 올리비아의 부모님은 어기의 학교 적응문제로 힘들고 그 가족 또한 매우 조심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녀의 눈에는 그런 모습이 좋아 보이는 것이다.  사실 나이와 상관없이,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의 문제점을 바탕으로 남의 불행조차 필터링해서 보고 있는 면이 있다. 


이 책은 어기의 이야기를 통해 장애인의 다름을 인식하고 더불어 사는 모습을 지향하는 것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이 소설의 장점은 작가가 문제점을 목소리 높여 설득하지 않는다. 그리고 당위론적으로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를 역설하지 않는다. 다만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그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다각도로 보여줌으로써 그냥 우연히 마주쳤으면 외면하고 싶었을 어기가 매우 귀엽다고  생각하게끔 해준다. 굳이 청소년 책으로 규정지을 필요가 없는 책이다. 어른들에게도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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