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안녕 May 07. 2023

밀리에디터 세 번째 미션은?

기기괴괴 공모전 Top1 작품 선정하고 후속 에피소드 구상하기 


어느덧 밀리에디터클럽의 세 번째 미션 주차가 시작되었다. 이번엔 '기기괴괴 공모전'에 선정된 13개의 작품 가운데 Top1을 고르고 해당 작품에 더해지면 좋을 에피소드를 구상하는 일이었다. 


기기괴괴 공모전? 

쌤앤파커스 출판사와 밀리의서재가 함께 주최하는 공모전으로, 말 그대로 기기괴괴한 이야기를 꼽는다. 13개로 선정된 작품들은 정말 오랜만에 '으억' 하며 읽을 정도로 잔혹한 호러도 있었고, 으스스한 미스터리 장르의 작품도 있었다. 특정 작품의 어떤 장면에서는 '아, 읽기가 좀 어려운 걸' 하면서도, 이런 스토리를 생각해 내는 사람들의 상상력이 재미있게도 느껴졌다. 덕분에 오랜만에 제대로 된 미스터리, 공포, 호러 작품을 마음껏 읽었다. 



내가 꼽은 원 픽 작품은?

원 픽 작품은 <관 없는 사람들>이다. 이유는 크게 3가지다. 


1. 집이라는 공간 배경 

가장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껴야 할 '집'을 불안하고 불안정한 공간으로 삼는 점이 흥미롭다. 피할 수 없고 반드시 들리거나 머물러야 하는 구조상 겪어내야만 한다는 것도 스토리에 몰입하게 하는 힘이 있다. 


2. 흡인력 있는 화자 & 현실적인 공포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의 시선이 가장 잘 집중되는 이야기였다. 친구들에게 낡은 집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 하루빨리 어른이 되어 가난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다른 호러/공포 작품의 주인공들이 가진 약간의 판타지성(ex. 너무 쉽게 살인하는 모습들) 보다 훨씬 현실적이었다. 있을 만한 이야기라서 스토리의 미스터리함, 으스스한 공포가 더 잘 전달되었다. 그러니까 '아, 어쩌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느껴졌다. 


3. 확장할 수 있는 요소들 

각 층별로 살고 있는 빌라의 사람들, 그리고 그 빌라에서 죽은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이 도깨비터에 모여들 귀신들까지 정말 다채로운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다. 이점은 빌라라는 구조와 함께 맞물려서 스토리를 더 확장할 수 있는 좋은 요소가 된다. 


후속 에피소드 써보기


(스토리 이어 쓰기) 

부적이 숨겨진 책상 위를 어루만지면 '부디 잡아먹히지 않게 해 달라고' 종종 빌던 나의 소원은 그럭저럭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다른 층의 사람들이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를 겪을 때에도 나와 엄마는 나름대로 평탄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도 문제가 생겼다. 3년만 지나면 이곳을 떠날 수 있다고 말했던 엄마가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3년은 5년이 되었다. 죽은 401호 아저씨를 종종 다시 만나는 것도, 이곳이 도깨비터라는 것도, 301호 할머니가 죽은 것도, 다른 층 사람들이 크고 작게 다치는 것도, 토 나올 것 같은 벌레와 잠시 공생한 것도, 나는 참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에는 언제나 3년 후는 겪지 않아도 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하지만, 엄마가 좀 더 이곳에서 살아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순간, 나는 절망했다. 5년은 5년이 되어갈 때쯤, 다시 7년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조금씩 나이 들면 알게 된 대한민국의 집값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돈을 번 만큼, 그보다 더 집값은 오르는 듯했다. 


나는 결심했다. 부적을 떼기로. 


큰 행운이 필요했다. 도깨비터의 기운을 잘만 활용하면 크게 성공할 수 있다던, 아줌마의 말을 나는 이용하기로 했다. 단기간에 그런 정도의 성공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이 맨 땅에서는 하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에. 


행동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결심한 그날, 나는 바로 꽤 단단히 붙여져 있던 부적을 뗐다. 그리고 엄마에게 신신당부했다. 꿈자리가 좋지 않으니 당분간 여러모로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나는 도깨비터의 기운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했다. 먼저, 401호 아저씨를 만나 이야기를 좀 나누고, 다음으로 복권을 사야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제는 예상하지 못하던 곳에서 터져버렸다. 


후속 에피소드를 생각해 보며 


<관 없는 사람들>에서 주인공을 지켜주는 안전막인 '부적' 소재를 활용해 이야기를 반전시켜 보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도깨비터가 단순히 악재만을 가져다주는 게 아니라 잘 활용하면 크게 성공할 수 있다는 양면을 가진 점도 흥미로워서 이런 부분을 주인공의 '벗어나고 싶은 욕망'과 연결하면 더 흡인력 있게 끌어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여, 위와 같이 작성해 본! 역시 이야기를 쓴다는 건 생각보다 참 어려운 일이다. 끝까지 완성된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다면 좋겠다 :) 


그럼 이번 미션은 이렇게 마무리하면서 다시 시작될 한 주도 파이팅해보자! 


#밀리에디터클럽 #기기괴괴공모전 #밀리의서재 

작가의 이전글 눈에 보이지 않는 '기준'을 세운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