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쓰는 인간이 되기로 결심하다

맨날 죽고 싶다고 했는데 사실은 정말 살고 싶었던 나에 대해

by 김안녕



맨날 죽고 싶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살고 싶었던 거였어


늘 마음속에 사표를 한 장 품고 산다고 생각하며, 뻑하면 그만두는 상상을 했었다. 항상 내가 그만두지 못하는 거라 생각했었고, 언제든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믿지 못할 자신감이 있었다. 이런 생각들은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면서 놀라울 정도의 대전환을 맞이한다.


첫째, 늘 죽고 싶다고 했는데 => 알고 보니 엄청나게 살고 싶었던 나.

둘째, 늘 그만둘까 하는 상상을 했는데 => 알고 보니 사실 엄청나게 일하고, 돈 벌고 싶었던 나.


이게 나의 참모습이었다. 나갔다만 들어오면 미친 듯이 알콜스왑을 들고 소독이란 소독을 다 하고, 손을 두 번 정도는 씻는다. 어느 날 손을 박박 씻으면서 느꼈다. "아, 나 살고 싶구나". 예전에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한 적 있었는데 그때에도 단순히 걷는 일상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지 뼈저리게 느낀 바 있었는데.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렇게 인간은 있을 때 만족을 못하고 언제나 무언가를 뺏겨야만 그것을 알게 된다.


나는 굉장히 일하고 싶다. 당장 회사가 문을 닫거나 해고를 당하거나 그럴 일은 없지만. 장기간 재택근무를 하면서 조금은 서운한 마음도 있다. 예전처럼 부딪히며 일하는 느낌다운 느낌이 사라지니 뭐랄까, 약간은 공허하달까. 또한 일하는 업계 자체가 어느 정도는 타격을 입는 지라 단축근무를 시행한다. (크리티컬 하진 않지만) 때에 따라 월급이 조금 줄어든 달도 있었다. 물론 이런 과정은 모두 합법적인 절차를 거쳤고 사전 동의를 받아 이루어졌는데 왠지 조금 서운한 마음이 있었다.


시간이 흐르는 것에 비해 한 일이 적다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니라고 느꼈다. 처음엔 그 여유로움이 '살겠다' 싶었지만 무언가를 채워 넣을 수 있었던 그 시간이 비어버렸다는 게 지금은 좀 공허하다. 힘들어도 꽉꽉 채우며 나를 발전시켰던, 통장을 채웠었던 그 시간들이 꽤나 소중한 것이었다.


문득 두렵기도 하다.

회사가 없다면? 일이 없다면?

나는 어떻게 먹고살 수 있을까, 지금 당장.



단축근무 대안으로서의 글쓰기


곧 단축근무가 시행된다. 시간이 많아졌다. 나는 쓰기로 결심했다.


1) 브런치 매거진 & 브런치북

- 지금 하고 있는 재테크/리뷰 등을 중심으로 유용한 이야기들을 지속적으로 쓸 것

- 어느 정도 글이 쌓이면, 브런치북 온라인 출간 도전하기


2) 퍼블리 저자

- 일하는 사람들의 플랫폼 '퍼블리'에 일하며 얻은 유용한 경험 작성하여 공유하기


3) 외부 필진

- 와디즈 메이커(뉴스레터) 필진 지원 (완료)

- 기타 재능마켓 사이트 통해 내가 쓸 수 있는 글을 필요로 하는 업체들에 지원 (진행 중)



열심히 쓸 것이다. 도전하고 또 도전하고.

작가들이 등단을 위해 공모에 끊임없이 뛰어드는 것처럼

나도 불나방처럼 쓰고 또 써야지.


궁극적으로 당연히 글을 통해 돈을 벌고 싶은 마음도 크지만 꾸준히 양질의 글을 쓰도록 노력하면서 능력도 키우고 싶다. 거기에 다른 분들로부터 공감도 얻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글로 먹고사는 시대


글 쓰는 사람이 가난하다는 편견은 없어진 지 오래다. 또한 글 쓰는 사람이 마치 고귀한 순수미술의 대가처럼 물질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도 옛말이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글을 게재하며 퍼스널 브랜딩에 열을 올리는 시대. 코로나란 복병을 만나 N잡의 열풍과 주식 투자에 대한 광기가 커져가는 시대.


이렇게 피부로 다가와버린 불확실한 시대, 나는 내 미래를 글에 맡겨보기로 했다. 우선, 2021 올해는 정말 열심히 글을 써보고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확인하고 싶다. 브런치도 이런 면에서 많이 언급되는 플랫폼. 아름다운 말들이 현혹한다. '당신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도전하세요' '자고 일어나 열어보니 메일함에 도착해 있는 출간 의뢰' 등등. 브런치에서 활동하는 많은 분들이 다 이런 꿈을 어느 정도는 꿀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그렇고.


어쨌건 나에게 그런 꿈같은 일까진 벌어지지 않는다 해도 상관없다. 내가 쓴 글들, 무언가를 생산해냈다는 것은 그 의미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이번 1년간은 정말 최선을 다해 있는 힘껏 쓸 것이다. 제2의 JOB으로서의 글쟁이가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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