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웹드 시장 경향부터 주목할만한 배우까지
웹드라마를 보는 이유
장르로는 학원물, 청춘물이 압도적이라 그런지. 웹드라마는 왠지 짜치고(?) 어딘가 유치한, TV의 드라마보다 아래인 B급 컨텐츠로 여겨져 왔다. 물론, 10대들 사이 웹드라마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지만, 아주 대중적인 시각으로 보았을 때 말이다. 하지만 숏폼 컨텐츠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며 웹드라마는 제 1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삼십대인 나는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3편 이상의 웹드라마를 본다. 몇 가지 이유로 볼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
첫째, MZ 세대를 겨냥한 살아있는 소재들이 우글거린다. 마케터인 나는 언제나 요즘 세대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어떤 것에 반응하는지, 평소엔 어떤 이야기들을 주고받는지, 무얼 좋아하고 극혐하는지. 웹드라마는 소재와 대사, 그리고 그 안에 나오는 작은 소품들까지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보는 것만으로 추상적으로나마 그들의 감성을 습득할 수 있고, 나아가 디테일하게는 시청자들이 남기는 댓글들을 통해 실제 생각과 반응까지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둘째, <응답하라> 시리즈의 그 감성, 추억을 소환한다. 10대들만이 열광하는 컨텐츠가 아니다. 그때 그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감 가는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 많기 때문. 학창시절 서툴렀던 친구와의 관계, 첫사랑, 대학교 입학 후의 설렘과 연애와 이별까지 모두가 한 번쯤 겪어온 시간들의 모습을 따뜻하게 그린다. 유튜브라는 채널의 특성상 썸네일을 자극적(?)으로 뽑을 때가 많지만, 그 면면을 살펴보면 사실은 그렇지 않은 작품이 훨씬 많다.
무엇보다 일단 재미있다. 숏폼 컨텐츠의 시대에 딱 알맞게 즐길 수 있어 한 시간 내내 무언가를 본다는 부담도 적어 오고 가는 출퇴근길, 잠들기 직전 잠깐 자투리 시간을 내어 보기에 편하다. 하루 내내 가득찬 머리를 식히기에도 여러모로 나쁘지가 않다.
최근 웹드라마 시장 경향
1) 플랫폼 다변화 = 웹드라마 X 방송, OTT
유튜브 채널에서 집중적으로 보였다면, 이젠 넷플릭스/Seezen 등의 OTT 플랫폼은 물론 JTBC, KBS 등 TV 방송과도 동시 송출을 진행하며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 <디어엠> 플레이리스트 X KBS
현재 가장 주목받는 신작. 웹드라마계 최고의 제작사로 꼽히는 플레이리스트 (<연애플레이리스트>, <에이틴> 등)가 KBS와 손잡고 함께 만드는 드라마로 금요일 황금시간대에 편성됐다. 특히 <디어엠>은 <연애플레이리스트>의 세계관을 이어받은 작품으로 웹드라마가 공중파로 역 입성된 것으로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제 웹툰, 웹소설만을 기반으로 드라마를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웹드라마를 다시 드라마로 만드는 시대로 가고 있다. 그러니까 웹드라마는 이제 비주류가 아니다.
기타 몇 가지 추가 사례)
# <라이브온> 플레이리스트 X JTBC
# <아름다웠던 우리에게>, <도시남녀의 사랑법> 카카오TV 오리지널 X 넷플릭스
# <7일만 로맨스 2> 콬TV X Seezen
# 유튜브 피지컬갤러리 <토이솔져tm: 가짜사나이2 더 컴플리트> X CGV
2) NEW X FRESH = 신인들의 등용문
# 넷플릭스 <인간수업>, JTBC <이태원 클라쓰> 김동희 l from 웹드라마 <에이틴>
# JTBC <경우의 수> 신예은 l from 웹드라마 <에이틴>
# JBTC <슬기로운 의사생활> 배현성 l from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
# JTBC <청춘기록> 변우석 l from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 <오피스워치>
일반적인 드라마나 영화에서 신인들이 주연으로 발탁되는 건 굉장히 드문 케이스다. 하지만 웹드라마는 다르다. 신선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데 상대적으로 부담감이 덜하여 여태껏 보지 못한 새로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다. 지금은 익숙해진 위의 배우들은 웹드라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후 스타성을 인정받았다. 그들이 쓰는 제품은 완판 되었고 10대들 사이에서 가공할 인기를 얻었다. 새롭고 싶은데, 그렇다고 완전한 모험을 하긴 두려운 드라마나 영화가 웹드라마 속 신인들을 눈여겨보는 건 너무나도 당연하다.
3) 기업들의 브랜딩 전략
# 패션 브랜드 한섬 '핸드메이드 러브'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이다. 브랜드를 과하게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그 느낌을 잘 전달했고. 웹소설로 치자면 '판타지 로맨스'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면서도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로 조회수가 높은 편. 웹드라마를 브랜딩 전략으로 만드는 기업들은 스토리가 약하거나 끼워 맞추거나 하여 힘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면에서 <핸드메이드 러브>는 다른 브랜드들이 살펴볼 필요가 있는 좋은 레퍼런스가 되는 작품이다.
주목할만한 웹드라마 배우
1) 양혜지
- 소속사: 어썸이엔티 (박서준, 김유정 등 소속)
- 필모그래피: <라이브온>, <연애미수>
가장 중요한 연기력이 압도적이다. 웹드라마에서 이 정도의 연기력을 가진 배우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우위에 있다. 무엇보다 로맨스가 아닌 장르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을 매력까지. 장르와 캐릭터를 불문한 다양한 연기가 가능한 배우. 예쁜 것은 두 번째. 목소리도 좋다. 앞으로 더욱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양혜지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예비 우주대스타)
2) 최경훈
- 소속사: 아티스트 컴퍼니 (정우성, 이정재 등 소속)
- 필모그래피: <서류상아빠>, <찐엔딩>, <로맨스, 토킹>
지난해 아티스트 컴퍼니와 계약을 체결했다. 비주얼이 아주 훈훈. 연기력은 특별히 뛰어나다고 할 순 없지만, 작품마다 본인이 아닌 그 캐릭터로 보이는 강점이 있다. 늘 똑같은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마다 다른 느낌. 이점이 다른 웹드라마에서 활약하는 배우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3) 신준섭
- 소속사: 피프티원케이 (소지섭 소속)
- 필모그래피: <7일만 로맨스> 시리즈
아이돌 그룹 '마이틴' 출신의 배우다. 위에서 소개한 두 배우에 비해 연기력이 많이 약하지만 눈길이 가는 매력이 있다. 잘생겨서라기보다 다른 배우에게 찾아볼 수 없는 순수한, 깨끗한 본인만의 매력이. 연기력만 잘 갖춰진다면 다양한 로맨스물에서 빛을 발하는 배우가 될 것 같다.
MZ세대들의 생각이 궁금하거나,
<응답하라> 시리즈 같은 그 시절의 향수를 느끼고 싶거나,
혹은 그냥 재미있는 새로운 걸 보고 싶은 분들에게 웹드라마를 추천한다.
살면서 놓치면 안 될 웹드를 꼽아보자면
<연애미수> <엑스엑스(XX)> <에이틴> <연애플레이리스트> <일진에게 찍혔을 때> <7일만 로맨스> 요렇게 여섯 작품을 이야기하고 싶다.
놓치기엔 아까운 재미가 있는 웹드라마, 좋은 건 같이 보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