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작심-삼일러'가 글을 쓰며 얻은 것

강의와 출간 제안, '작가'라는 이름의 설레는 시작

by 김안녕


두 번의 강의, 최초의 출간 제안


2020년 9월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이어가며 왕복 3시간이 걸리는 출퇴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그 시간을 활용하려는 이유가 컸다. 물리적인 요건 외 '언젠가 글을 쓰고 싶다'고 막연히 해온 생각을 실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이제야 글을 쓰게 된 것은 20대 초반부터 꾸던 꿈을 30대가 넘어 시작한 게으른 행동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내 안의 어딘가가 채워지는 설렌 감정을 느꼈다.


글을 쓰면서 콘텐츠를 생각함과 동시에 플랫폼을 찾았다. 나의 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소통할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전자책을 만들어 크몽에 팔아보았고, 4번 정도 떨어져 쳐다보기도 싫었던 브런치의 문을 다시금 두드렸다. 그 결과 회사에서 겪고 느끼던 소소한 노하우를 정리한 전자책이 크몽에서 약 10권 정도 팔리는 경험을 했고,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에서만 볼 수 있던 브런치 작가 승인 이메일을 받았다.


방구석에서 말로만 하고 싶다고 떠들던 것을 행동으로 옮기자 생각지 못한 변화가 찾아왔다. 생각했던 것들을 하나씩 이루며, 생각해보지 않았던 영역의 일들도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하여 글을 쓸 수 있는 또 다른 플랫폼을 찾았다. 일하는 사람들의 플랫폼이란 캐치프레이즈를 가진 '퍼블리'에 이제껏 해온 작은 경험들을 모아 제안을 했고, 긍정적으로 검토해준 담당자분들 덕에 지금까지 시리즈 연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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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시작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나는 평범한 직장인의 삶에서 상상하기 힘들었던 여러 제안을 받았다. 서울주택공사와 대구시청년센터로부터 강의 제안을 받아 주택관리사분들과 취업준비생 및 사회초년생들을 위한 PPT 디자인 TIP과 자료조사에 대한 강의를 했다. 처음엔 내가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이 되어 망설였는데 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언제 또 해볼 수 있을까, 스스로 검열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얼마 전 출판사 위키북스 담당자님으로부터 출간 제의를 받게 되었다. 퍼블리에 올린 글을 보시고 연락을 주셨는데, 지난 금요일 온라인상으로 간단한 첫 미팅을 통해 만나 뵈었다. 제안을 주신만큼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스위치를 켜듯 인생에 전환점이 된듯한 느낌을 받았다. 금요일 저녁 퇴근 후, 7시 미팅 시간에 늦지 않으려 노트북을 들고 카페로 달려가면서 오랜만에 정말 행복한 감정을 느꼈다.


오늘 이 시간 이렇게 달리던 기분을 평생 놓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놓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은 '이번 글을 잘 써봐야지, 앞으로도 쭉 글을 써야지'하는 생각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것이었다. 말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어렵지만 여튼 '놓치지 않겠다'는 감정으로 달리던 그날을 절대로 놓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글을 써야 하는 이유


하나, 인생이 바뀐다.


손힘찬 작가님의 '나는 나답게 살기로 했다'라는 책을 사랑한다. 출근길에 하이라이트로 칠해둔 문구를 몇 번이고 읽는다. 그중에 이런 말이 있다.


글이라는 건 참 신기하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 싶어 쓴 글이 오히려 스스로에게 큰 영향을 주고 변화를 불러올 수도 있으니 말이다. 정말 사소한 것이어도 좋다. 스스로를 위해 글을 적어보라. 생각을 글로 옮기는 순간, 어쩌면 내 안에 숨어있는 보화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책 '나는 나답게 살기로 했다' 에필로그 중)


종이 위 담담하게 적힌 글에서 감전된 듯한 자극을 몇 번이고 받는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며 1년도 되지 않아 나에게 일어난 변화는 의도한 것도, 상상한 것도 아니었다. 강의, 출판이라는 새로운 기회, 긍정이든 부정이든 사람들이 읽고 남겨주는 소중한 생각이 담긴 댓글, 그리고 경제적인 수익까지 말이다.



둘, 힐링이자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평소 끈기가 많지 않은 편이다. 금방 싫증을 느껴 꾸준히 하는 게 별로 없다. 특히, 열심히 하다가도 어느 순간 놓아버리면 다시는 쳐다보지 않게 되는 이상한 심리도 있다. 하지만 유일하게 글만이 다르다. 귀찮다는 생각보다 힐링과 즐거움이 더 크다. 힘들게 써 내려가다가도 어느 순간의 변곡점을 넘으면 기분 좋은 카타르시스가 찾아오기도 한다. 대개 운동하는 사람들이 한계점을 넘으면 더 이상 힘들지 않고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고 하는데, 대충 그것과 비슷한 느낌일까 싶기도 하다. 본업이 아니라 취미로 하기에 정신적으로 즐길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것을 따지는 게 크게 중요치 않다. 그냥 그런 느낌 자체로 소중하다.



브런치에서 활동하는 작가님들과 브런치를 재미있게 읽으시는 독자분들은 기본적으로 '글'에 많은 관심을 가진 분들이다. 나 역시 좋은 글들을 보면서 따뜻한 힘도 얻고, 자극을 받기도 한다. 우리가 함께 글을 쓰고 이야기하는 공간이 있어 행복하다. 혹시나 독자분들 중 망설이시는 분이 있다면, 손힘찬 작가님의 글을 빌려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


스스로를 위해 그를 적어보세요.

생각을 글로 옮기는 순간, 어쩌면 내 안에 숨어있는 보화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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